SK 사이판 캠프, 히든카드 나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3 06: 19

몸과 마음이 아픈 선수들이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희망을 찾아 따뜻한 사이판으로 떠난다. SK 소속 재활 선수 8명이 15일 사이판 재활캠프에 합류하는 가운데 회심의 히든카드가 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는 오는 15일 선수 45명을 비롯한 선수단이 1차 전지훈련이 마련된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떠난다. 그런데 같은 날 다른 비행기를 타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사이판 재활캠프에 참여하는 재활선수들이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8명의 선수(이승호 엄정욱 윤길현 전병두 이명기 이재원 한동민 오수호)가 김경태 재활코치의 인솔 하에 한 달간 사이판에서 땀을 흘리게 된다.
SK는 이 선수들의 재활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전력에 정상적으로 가세한다면 큰 힘이 되어 줄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당장 윤길현은 불펜의 핵심요원, 이명기는 리드오프감, 이재원 한동민은 중심타선에서 일익을 담당할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기 부상자들인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또한 가세한다면 ‘영입’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 2년 전 2차 드래프트에서 낙점했던 오수호도 팀의 기대치가 크다.

김경태 재활코치도 이런 사정을 아는 만큼 선수들의 순조로운 재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일단 추운 한국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행보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캠프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이명기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실시된 괌 재활캠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낸 선수들로 이어지는 상승세를 기대할 만하다. 나머지 네 선수는 오키나와에서 열린 2차 전지훈련 참여를 목표로 땀을 흘릴 전망이다.
현재 상태가 가장 좋은 선수는 이재원이다. 마무리훈련 중 손등에 투구를 맞아 2년 연속 손 부상을 당했던 이재원이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낫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경태 코치 역시 “생각보다 좋다. 사이판에서 포수로서의 캐칭 연습이나 배팅 훈련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참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기와 한동민은 당장 해야 할 몫이 적지 않은 선수들인 만큼 더 꼼꼼하게 살펴본다는 생각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이들의 오키나와 캠프 참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윤길현은 현재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에서 40m까지는 소화했다. 큰 탈이 없으면 역시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김 코치의 설명이다. 지난해 재활에 매달리느라 1군 출장 기록이 없었던 엄정욱도 현재 공을 던지고 있다. 김 코치는 “웜업 속도가 빨라졌다”라며 기대를 걸었다.
2년째 재활 중인 이승호와 전병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승호는 괌 캠프에서 펑고 훈련까지 소화할 정도로 허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특유의 성실함에 괌의 기후까지 받쳐주니 훈련 성과가 배가됐다. SK 구단에서 이승호의 회복세를 보고 놀라 사이판 캠프를 준비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역시 올 시즌 중에는 1군 승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오수호도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잠재력은 팀 내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선수인 만큼 착실하게 몸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전병두는 가장 속도가 느린 축에 속한다. 그러나 2년을 기다린 선수다. 완벽한 몸 상태를 위해서라면 좀 더 기다릴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자원이다. 김 코치는 전병두에 대해서도 “다시 던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올해 설사 1군에 복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2군에서라도 던지면 내년에는 반드시 1군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8명 모두 상태는 다르지만 기대가 걸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사이판에서 SK의 히든카드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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