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해도 안 걸리는 약물있다" MLB 파장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1.13 15: 35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약물 복용 징계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약물의 그림자가 덮칠 분위기다. 
미국 CBS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60분'에 방송 출연한 앤서니 보쉬 바이오제네시스 원장의 인터뷰를 요약해서 전달했다. 플로리다 남부에 위치한 건강 클리닉 바이오제네시스를 운영한 보쉬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 등 금지 약물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과정에서 로드리게스의 약물도 확인돼 2014시즌 전체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로 이어졌다. 
보쉬는 '60분' 방송에서 "로드리게스는 주사 바늘을 무서워했고, 때때로 내가 직접 주사를 놓기도 했다. 한 번은 약물 테스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오후 8시 나이트클럽 화장실에서 그의 혈액을 채취한 적도 있다"고 폭로하며 "로드리게스는 유일한 800홈런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배리 본즈(762개)도 넘지 못한 메이저리그 사상 첫 800홈런을 목표로 약물의 힘을 빌렸으나 이제는 그 기회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다. 

로드리게스가 보쉬에게 접근한 것은 매니 라미레스 때문이었다. 30대 중후반의 라미레스가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맹타를 터뜨렸고, 로드리게스도 라미레스와 같은 약물을 원했다는 게 보쉬의 말이다. 2001~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약물에 그치지 않고 2010년부터 보쉬와 만남으로 또 다시 약물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보쉬는 로드리게스가 약물 검사에서 걸리지 않도록 어느 시간에 어떤 약물까지 세세하게 계획을 짰고, 매일 그에게 약물을 제공하는 대가로 매달 1만2000달러를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로드리게스와 약물 관련 문자 메시지만 500여 개를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시즌 중에도 꾸준하게 그와 연락을 취하며 약물을 제공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로드리게스만이 아닐 수 있다는 데 있다. 보쉬는 "로드리게스는 '거미(Gummies)'라고 불리는 것을 경기 전에 사용했다. 이 약물은 테스토스테론 성분으로 힘과 체력 그리고 집중력이 향상돼 경기에 도움된다"며 "이것을 사용해도 경기가 끝나는 시점에는 소변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경기 전에 복용하더라도 경기 후 검사에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신의 약물'이 있다는 이야기. 로드리게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상당수 선수들이 복용해지만 아직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폭탄 발언으로 로드리게스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로드리게스는 보쉬에게 약물을 받은 뒤 12번이나 경기 후 검사를 받았지만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보쉬는 "무엇이 페어 플레이인가. 모두가 약물을 사용하는데 로드리게스도 페어 플레이한 것 아닌가"라는 말로 로드리게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선수들이 약물 스캔들에 연루돼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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