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 '잠수함 룸메이트'가 탄생한다.
15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떠나는 넥센 선수단의 방배정 명단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번에 한 방을 쓰게 된 김병현(34)과 상무에서 갓 제대한 김대우(26)다. 예전에도 사이드암 투수들이 같은 방을 쓴 적은 있지만 두 선수는 이제 그 숫자도 적은 정통 언더핸드 듀오다.
13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대우는 "예전에 김병현 선배님이랑 방을 쓴다고 했다면 떨렸을 것 같다. 하지만 지난해 제대하고 나서 한 달 정도 강진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정말 좋은 분이시고 배울 게 많았다. 같이 장기를 두면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이번에도 장기판을 가져갈 것"이라며 웃었다.

김대우는 "김병현 선배님은 생활도 엄청 규칙적이고 자기만의 원칙이 있는 분이다. 예전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을 때 이야기 같은 것을 많이 들려주셨다. 인종 차별을 겪었던 것 같은 깊은 이야기까지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우는 공교롭게도 김병현이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빈 언더 선발 후보 자리를 꿰찼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시즌 기용할 9명의 선발 후보에 김대우를 넣었다. 그는 "넥센에서는 처음 가는 스프링캠프라서 가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임무를 주셔서 확실히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병현은 예전 월드시리즈 반지를 따내던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후배들에게는 그가 걸어온 길을 오롯이 전해주며 선배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그 수혜자인 김대우가 김병현에 이어 정통 언더핸드의 성공작 중 하나로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장기판을 사이에 두고 나눌 선후배 간의 대화가 그 지름길이 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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