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위해서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브라질과 미국에서 3주 동안의 전지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위해 출국했다.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지는 전지훈련서 가장 치열한 경쟁 포지션은 바로 수문장. 유럽파 선수들을 제외한 국내 프로축구에서 뛰는 K리거 21명과 일본 프로축구 J리거 2명이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가운데 국내파끼리 경쟁하는 포지션이 바로 골키퍼다.
그동안 대표팀의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한 정성룡(수원)은 도전자 입장이었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뒤 10차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정성룡은 7차례(9실점), 김승규는 3차례(2실점) 출전했다. 두 골키퍼의 경쟁은 붙박이로 인식되던 정성룡이 소속 구단과 대표팀에서 흔들리면서 불이 붙었다.

정성룡은 "다시 시작한다는 말로 각오를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붙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평가를 받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이번 전지훈련에 임하는 나의 각오"라고 말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1 카타르 아시안컵과 최근 대표팀에서 활약을 펼쳤던 정성룡은 이번 경쟁서 승리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누나를 위해서다. 그동안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던 그는 최근 훈련에 임하기에 앞서 누나에 대해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평소 몸이 완전하지 않던 누나가 더 나빠졌기 때문. 말로 동생인 정성룡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지는 못했지만 눈으로 대신 이야기를 한 누나에 대해 정성룡은 다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좋은 결과를 얻고 다시 누나를 만나고 싶다. 그동안 보다 더 간절한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누나를 위해 또 가족을 위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또 단순히 내가 잘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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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