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와 봅슬레이의 위대한 도전이 소치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오는 2월 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개막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의 값진 도전이 시작된다. 바로 스키로 대표되는 설상 종목과 봅슬레이로 대표되는 썰매 종목의 메달 도전이다.
▲ 설상 종목 첫 메달을 노린다, 모굴스키 최재우

설상 종목은 한국 동계스포츠에 있어 언제나 취약 종목이었다. 알파인 스키, 프리스타일 스키, 노르딕 복합,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키 점프 등의 종목에 모두 60개의 메달이 걸려있는 스키는 동계올림픽 최고의 '메달밭'이다.
총 98개 중 60개의 메달이 스키 종목에 걸려있지만, 한국은 동계올림픽 참가한 지 6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단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유럽, 북미 등 스키 강국의 아성을 넘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의 취약 종목이었던 스키에서 첫 메달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종목의 기대주 최재우(20, 한국체대)다. 지난해 3월 노르웨이 보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모굴스키에서 5위에 올라 설상 종목 역대 한국 선수 최고의 성적을 거둔 최재우의 꿈은 소치에서 시상대에 서는 것이다.
한국인 입양아로서 지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모굴스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토비 도슨 코치와의 만남은 최재우에게 있어 커다란 시너지 효과가 됐다. 도슨 코치와 호흡을 맞춰 더욱 성장한 최재우가 한국에 설상 종목 첫 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 한국판 '쿨러닝'을 꿈꾼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그리고 루지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올림픽 전 종목 참가를 확정지은 것이다. 한국 봅슬레이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세대 교체 단 3년 만에 2인승 2팀과 4인승 2팀, 여자 1팀을 출전시키는 이변을 만들어 냈고, 스켈레톤 윤성빈(19, 한국체대)과 루지 대표팀도 전 종목 출전을 확정지었다.
특히 봅슬레이의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일럿 원윤종(29, 경기연맹)과 석영진(24), 전정린(25·이상 강원도청), 서영우(23, 성결대)로 구성된 4인승 남자 대표팀 A, 파일럿 김동현(27, 강원도청)과 김식(29, 성결대), 김경현(21, 서울연맹), 오제한(23)으로 구성된 4인승 남자 대표팀 B를 필두로, 원윤종-서영우, 김동현-전정린이 짝을 맞춘 2인승 2팀이 소치에 나선다.
파일럿 김선옥(34, 서울연맹)과 신미화(20, 삼육대)도 여자 2인승에서 소치행 티켓을 따냈다.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국가별 올림픽 출전권 공식 발표는 20일이지만, 남자 4인승 B팀과 포인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가 역전할 가능성이 희박해 사실상 전 종목 출전이 확정된 것.
이들의 봅슬레이 도전은 그야말로 '한국판 쿨러닝'에 비견된다. 봅슬레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제대로 된 슬라이딩센터가 없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할 평창 슬라이딩센터 건설도 올해 1월 4일에 시공업체 선정이 끝났을 정도다. 그동안 봅슬레이 대표팀은 아스팔트 위에서 훈련하면서도 올림픽에 대한 꿈을 꿋꿋이 지켜나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남자 4인승 출전권을 따낸지 불과 4년.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의 은퇴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한 지 3년 6개월만에 전 종목 올림픽 출전의 쾌거를 이뤄낸 봅슬레이 대표팀의 도전은 소치에서 계속된다.
'빙상뿐만 아니라 썰매도 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그리고 루지가 소치에서 보여줄 그들의 도전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감동적이다. 썰매 종목 최초의 메달을 꿈꾸는 그들의 위대한 도전이 불러일으킬 감동의 새 역사가 소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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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우(위, CJ제공) / 봅슬레이 대표팀(아래,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