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따말-미코', 그러나 너무 아파 2인자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1.14 17: 03

시청자들 사이에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통하는 두 미니시리즈가 다소 아쉬운 시청률 성적을 내고 있다. 작품에 쏟아지는 호평과 온, 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뜨거운 반응에 비하면 좀처럼 두 자릿수에 진입하지 못하는 시청률은 안타깝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이하 따말)와 MBC '미스코리아'(이하 미코)가 그 주인공들. 두 드라마는 대본의 저력과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고르게 호평받으며 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지만 시청률 답보 상태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진운에 의해 일어난 비운의 결과라는 게 중론. '따말'의 경우 동시간대 MBC '기황후'가 시청률 2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어 힘들게 2위를 지키고 있고 '미코' 역시 SBS '별에서 온 그대'가 20% 중반대 시청률로 질주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밀린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이 나란히 동시간대 어려운 상대를 만나 고전하게 된 셈. 많은 시청자들과 드라마 관계자들은 '따말'과 '미코' 자체의 흠보다 편성운에 따른 부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아쉬워 하는 중이다.
덧붙여 아쉬운 흥행의 내부적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볼거리 화려하고(기황후) 발랄한(별에서 온 그대) 경쟁작들에 비해 스토리 자체가 묵직하다는 점이다. '따말'은 불륜과 이혼이 우리 집일이 된 사회의 현실과 세태가 적나라하게 반영된 드라마.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 아내에 대한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심리가 밀도 있게 다뤄지며 이를 연기하는 한혜진, 김지수, 지진희, 이상우 등 배우들의 연기 역시 리얼하고 처절해 보는 이들의 가슴까지 고통스럽게 만드는 느낌이다.
'미코'도 사정은 비슷하다. 1997년 IMF 한파를 겪던 시절 화장품 회사의 경제난, 그리고 학벌과 배경에 대한 온갖 차별 속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여주인공의 신데렐라 도전기 그 사이에는 너무나 가난하고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웠던 우리 사회의 흑역사가 춤을 춘다. 또 여주인공이 미스코리아에 도전하면서 겪는 온갖 추악한 비리와 비하인드 단면들은 외모지상주의와 아픈 세태를 반영하며 가슴을 꿰뚫는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두 드라마를 바라보며 설레고 행복하기보다는 마음이 먹먹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여운에 사로잡히고 있다. 불륜과 이혼, 그리고 한 가정의 파탄 위기를 바라보는 시간은 깊은 공감을 자아내긴하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다. 또 우여곡절을 헤쳐나가며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몰두하는 여자의 삶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 역시 너무 리얼해 애처롭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 이를 풀어나가는 스토리 자체에 많은 힘이 들어가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는 높아지고 몰입도도 불어난 게 사실이다. 반면 오히려 '아파서 보기 힘들다'는 반대 세력을 만들게 된 것은 '따말'과 '미코'가 더 많은 팬들을 모으기 힘든 이유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