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연봉제 시즌4, 과실은 풍성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5 07: 15

큰 관심을 모았던 LG의 ‘신연봉제’였다. 대박을 친 선수들도 있었는가 하면, 몇몇 선수들의 경우는 “대우가 소홀하지 않았느냐”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과실을 선수들이 나눠 가진 모양새가 됐다.
LG는 14일 재계약 대상자 중 마지막까지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었던 우규민과 유원상과의 2014년도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해 생애 첫 10승을 거두며 LG 선발진에서 맹활약한 우규민은 9000만 원에서 100% 인상된 1억8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만 부상 등 여러 요인으로 기대에 못 미쳤던 유원상은 1억2500만 원에서 5000만 원이 깎인(40% 삭감) 7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LG는 2014년도 재계약 대상자와 모두 협상을 마무리했다. 15일 1차 전지훈련지인 애리조나로 향하는 선수단의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질 전망이다. 많은 선수들이 연봉 인상이라는 결실을 봤기에 더 그렇다. 지난해 감격적인 4강 진출을 이끌어냈던 선수단은 비교적 따뜻한 겨울을 느끼며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훈련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LG의 4번째 ‘신연봉제’ 협상 또한 도입 이래 가장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 LG는 지난 2010년 말 연공서열을 상당 부분 배제하고 이른바 ‘윈셰어’로 불리는 승리 기여도 고과를 대폭 높게 책정하는 ‘신연봉제’를 도입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성적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이 널뛰기하면서 혼란을 줬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팀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한 채 중·하위권에 머물면서 그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더 도드라져 보였던 측면이 있었다.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이 지체되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LG는 지난해 74승을 따내면서 2002년 이후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59승보다 무려 15승을 거둔 수치였다. 승리가 많아지면서 자연히 팀 전체 연봉 규모도 늘어났고 주축 선수들은 모두 연봉이 뛰었다. 억대 연봉 진입자도 늘어났다. 2013년 11명이었던 억대 연봉자는 19명이 됐다. 두산에서 팀을 옮겨온 김선우 임재철을 제외해도 총 8명이 생애 첫 억대 연봉자가 되거나 이름을 다시 올렸다.
화끈한 인상도 많았다. 팀의 수호신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친 봉중근은 1억5000만 원에서 200% 오른 4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신정락(1억 원, 233.3% 인상), 문선재(7500만 원, 200% 인상)도 200% 이상 인상폭을 기록했다. 이동현 손주인 김용의 우규민도 100% 이상 오른 연봉을 기록했다. 반면 깎인 선수들은 거의 없었다.
다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윈셰어’에서 상대적으로 홀대 받을 수밖에 없는 중간계투 요원들의 연봉 인상폭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아쉬움이 대표적이다. 시즌 내내 투혼을 불살랐던 이동현은 8500만 원에서 100% 오른 1억7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58경기에 나서 이동현 이상열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등판한 류택현도 100% 인상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6000만 원에 4000만 원(66.7%) 오른 1억 원에 만족해야 했다. LG 관계자는 “중간투수의 가치를 좀 더 정확하게 산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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