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제는 더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 생각하고 임하겠다."
이상화(25, 서울시청)는 15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빙상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연아, 이상화 등을 비롯해 소치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스피드, 쇼트트랙, 피겨 국가대표와 코칭 스태프가 참석한 이번 미디어데이 행사는 소치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선수들의 각오를 전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금빛 질주를 노리는 '빙속 3인방'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 나란히 참석했다. '절친' 모태범(25, 이승훈(26, 이상 대한항공)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화는 밝은 표정으로 올림픽을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상화는 "사실 이제는 더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 생각하고 임하겠다"며 "욕심대로라면 2연패를 하고 싶지만 욕심이 많아지면서 실수하게 될 것 같다. 마음 비우고 늘 하던대로 과정에 충실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경기가 열리는 아들레르 아레나에 대해서는 "세계선수권 때 소치에서 경기가 있어서 훈련을 해봤다. 그때 저나 (모)태범이나 밴쿠버와 빙질이 비슷하다고 느꼈고, 분위기 자체도 그때와 비슷하다 생각했다"며 "감회가 새로웠고 그 자리서 다시 올림픽 한다니까 마음가짐도 새로워지더라"고 설명했다.
4년 전 예니 볼프 등 스피드스케이팅 최강자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상화는 "올림픽은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모르겠지만, 주위에 신경쓰지 않고 내 과정에만 신경쓰겠다"며 "부담없이 늘 해오던 대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당한 미소를 보였다.
지난 월드컵 시리즈에서 연달아 4번의 세계기록을 경신한 이상화는 현재 세계기록 36초36의 보유자다. 이 기록은 이상화 본인도 '완벽하다'고 인정하는 레이스에서 탄생했다. 이상화는 "내 인생에 완벽했던 레이스는 이번 36초36 레이스다"라며 "한 치의 오차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기록 나올 수 있었고 그 경험 바탕으로 다른 경기서도 그렇게 탄다면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전지훈련차 네덜란드로 출국하는 이상화는 "소치 앞두고 히렌벤 넘어가는데 기대감은 없다. 올림픽도 다른 경기와 같다고 생각하고, 다르게 준비한 것은 없다. 히렌빈 도착하면 월드컵 준비하듯 준비할 생각"이라며 "분위기는 아직 넘어가기 전이기 때문에 실감나지 않아서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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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