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경남FC 신인 수비수 우주성(21)의 가족사가 새삼 흥미롭다.
우주성의 아버지 우상일(48) 씨 역시 축구선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선수 선배가 아니다. 아버지 우 씨는 아들 우주성의 부경고(전 경남상고) 축구부 27년 선배다. 더욱이 우주성과 우씨는 청소년 시절 포지션도 중앙 수비수 겸 수비형 미드필더로 외모 뿐 아니라 운동 경력도 닮아 있다.

하지만 부자(父子)이자 고교 축구부 동문인 이들의 고교 이후 상황은 정반대였다. 아버지 우 씨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실업무대에 잠깐 머무르다 생활고로 인해 축구화를 벗어야 했다.
반면 그의 아들 우주성은 중앙대 진학 후 U-20(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로 발탁,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말에는 자유계약선발로 경남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야말로 아버지의 못다한 꿈을 아들이 하나씩 이뤄가고 있는 셈이다.
사실 우 씨는 우주성이 고교 진학할 때 이미 자신을 뛰어 넘을 ‘될성 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고. 이후 ‘개인 트레이너’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우 씨는 아들의 고교시절 매 경기를 빠짐없이 관람하고 단점까지 지적해줬다. 또 쉬는 날에는 아들을 데리고 집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나가 2시간씩 드리블, 헤딩, 킥 등 훈련을 함께 했다. “수비수는 반드시 패스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게 우씨가 강조하는 조언이라고.
이같은 아버지의 정성 때문일까. 우주성은 고교 2년 시절 일찌감치 부경고를 고교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단 한 번도 전국대회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아버지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 버린 것이다.
이런 우 씨의 노력은 축구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1,레버쿠젠)의 아버지 손웅정 씨(52)와 비교되기도 한다. 선수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 손흥민을 오랜시간 개인훈련을 통해 성장시킨 것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변신을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주성은 “올시즌 신인이지만 전 경기를 다 뛰는 것이 목표”라면서 “아버지의 가르침 처럼 패스가 살아 있는 수비수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한 “미드필더 출신의 이흥실 코치의 지도가 많이 보탬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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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