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언더핸드 김병현(35)에게 올 시즌은 절박한 도전의 해다.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스프링캠프를 떠난 김병현은 올 겨울을 혹독하게 보냈다. 지난해 15경기 출전, 5승4패 평균자책점 5.26에 그친 김병현은 직전 연봉(6억원)에서 무려 4억원이 깎인 2억원에 2014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팀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삭감이었다.
시즌 초반인 6월까지 5승을 올리며 두자릿수 승리가 눈에 보이는 듯 했으나 이후 급격하게 밸런스가 무너진 김병현은 선발 자리를 내어놓은 데 이어 등판 기회를 잃었다. 7월 이후 등판수는 단 3경기. 김병현은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15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병현은 "지난해는 많은 것을 바꿨다. 그 결과 중반까지는 좋았는데 어느 순간 페이스를 잃으면서 후반기에 좋지 않았다. 사실 전반기에 좋을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올해는 변화를 줬던 것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데 힘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이제 한국 3년차다. 많이 편안해졌고 이제는 잘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주시는 보직(불펜)이 자주 짧게 던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 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스프링캠프 길에 오르는 각오를 밝혔다.
김병현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그와 똑같이 정통 언더핸드인 김대우(26)와 한 방을 쓴다. 지난해 10월 강진에서 같이 장기를 두며 친해진 사이다. 김병현은 "나보다 더 잘던지는 후배"라고 김대우를 소개하며 "장기도 잘 둔다. 똑똑한 후배"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올 시즌은 김병현에게 진짜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김병현 스스로도 자존심을 굽히고 다시 심기일전하겠다는 마음이다. 그 동안 들어버린 나이와 몇 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바꿨던 많은 것들을 다시 되돌리려 하고 있는 김병현의 도전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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