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시청자들을 도민준 앓이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김수현은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에서 때론 열병을 앓는 외계인이었다가, 또 때로는 이재경(신성록 분)과 맞서는 박력남 혹은 지구를 떠나기 전 천송이(전지현 분)과 정을 떼려는 독설남 도민준으로 분했다.
도민준의 열병은 TV 앞 여심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인간의 타액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약해져 열병에 걸리는 설정의 도민준은 천송이에게 먼저 다가가 키스한 후 앓아누웠다. 맨 몸으로 달리는 차도 막아서던 도민준의 약한 모습은 '이젠 하다하다 못해 모성애까지 자극하는' 도민준으로 변신했다.

또한 천송이와의 키스 이후 장 변호사(김창완 분)가 "혹시 그런 거냐"고 묻자 도민준은 눈 둘 곳을 찾지 못한채 허둥댔다. 이에 "좀 참지. 목숨 걸고 하실 거 까지야"라고 놀림 반 조언 반의 말을 거네는 장 변호사에게 그는 딴청을 피웠다. 400년이나 이 곳에서 살아온 외계인이 사랑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귀여운 도민준은 이재경과의 대면에서 순식간에 멋진 외계인으로 변해 시청자를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는 이재경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뒤 "당신이 천송이를 건드리는 순간 당신의 진실은 세상에 낱낱이 까발려질 거다"며 "당신이 모르는 게 있는데, 당신은 나를 절대 죽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여린 마음을 숨긴 독설남 도민준도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별로 돌아가려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 결국 더 이상 천송이에게 마음을 준다면 남아있는 이마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장 변호사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도민준은 "왜 나한테 의지하냐. 넌 외로운 거다. 아무데도 갈 데가 없어서"라는 독설을 내뱉었다. 평화롭던 천송이-도민준의 관계는 그렇게 금이 갔다.
이렇듯 한시간여의 러닝타임을 가진 한 회 방송 안에 도민준은 여러 가지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열병을 앓게 했다. 그리고 김수현은 외모부터 연기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하게 외계 매력남 도민준으로 분했다.
김수현은 어려보이는 외모지만 전지현과의 케미도 놓치지 않았다. 오히려 늙지 않는 외계인이란 설정은 김수현을 위해 만들어진 듯 딱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또한 천송이와의 키스가 부끄러운 도민준부터 낮은 목소리로 이재경에게 으르렁대는 도민준까지 전혀 다른 모습이 모두 김수현의 연기에 매끄럽게 담겼다.
이런 도민준에, 이런 김수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극 중 도민준이 천송이와의 키스 이후 열병을 앓았듯이 시청자들은 도민준 그리고 김수현과의 만남 이후 지독한 열병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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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