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의 괌 1차 전훈 캠프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끝판대장' 오승환(32, 한신)이 그 주인공. 2005년부터 9년간 삼성의 특급 소방수로 활약했던 오승환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신과 2년간 총액 9억5000만엔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담금질을 나섰던 오승환은 이날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삼성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류 감독은 오승환을 보자마자 악수를 건네며 "너 왜 미팅에 참가 안 하냐"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오승환은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지금 유니폼이 없어 그런데 반바지를 입고 훈련에 참가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류 감독은 주저없이 "너 편한대로 하면 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덕분일까. 오승환은 더욱 탄탄해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과 팔뚝은 괌의 뜨거운 햇살에 그을려 구릿빛으로 변했다. 한눈에 봐도 살이 확 빠진 게 표시가 났다. 그만큼 훈련 강도가 높았다는 증거.
오승환은 "나는 잘 모르겠는데 다들 그러신다"고 씩 웃었다. 오승환은 보조구장으로 이동해 한솥밥을 먹었던 투수들과 함께 몸을 풀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영욱과 캐치볼을 소화한 오승환은 동료 투수들과 함께 수비 훈련까지 참가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는 동료 투수들의 성화(?)를 이기지 못했다. 모처럼 옛동료들과 만나 땀을 쏟아낸 오승환의 표정에는 힘든 기색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미소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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