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버린 추신수, TEX에 먼저 다가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7 06: 06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82억 원).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극히 소수만 받을 수 있는 연봉이다. 이 연봉을 받는 추신수(32, 텍사스)를 슈퍼스타라 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추신수는 ‘스타’라는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다. 먼저 다가서기로 했다. 팀의 일원으로 빨리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 말 텍사스와의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고국에서의 짧은 일정을 소화한 뒤 15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거나하게 기분을 내볼 법도 했지만 추신수는 어느새 냉정함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출국장에서 비친 추신수의 얼굴에는 달콤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보다는 침착하고 담담하게 내일을 내다봤다. 계약 첫 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 그리고 자신의 꿈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사실 현 시점 추신수의 급선무는 기술적 향상이 아니다. 이미 정상급 기량을 가지고 있는 추신수다. 텍사스가 거액을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추신수도 “신시내티에서 하던 대로 할 것”이라며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을 시사했다. 오히려 추신수는 팀 적응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제 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하더라도 팀에 녹아드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겉도는 스타들은 언젠간 한계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추신수는 이런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전지훈련을 빨리 시작할 생각이다. 개인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팀 구성원, 그리고 팀 관계자들과 빨리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오히려 후자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추신수는 “지금까지는 개인 훈련을 해왔다. 이제는 캠프다. 현재 캠프에는 캠프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선수들이 나와 있다”라면서 “이야기도 하면서 편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캠프 직전에 가는 것보다는 미리 가서 선수들도 보고 관리하는 사람도 보기 위해 일찍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팀 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신수의 세밀함과 팀에 대한 헌신은 신시내티 시절에도 정평이 나 있었다. 추신수는 이적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신시내티의 동료들로부터 인간미 넘치는 동료로 칭찬이 퍼졌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지만 동료들과의 관계과 두루 원만했다. 일부 젊은 선수들에게는 존경할 만한 선수로 손꼽히기도 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진심을 담아 대했다. 신시내티 클럽하우스의 한 직원이 “스타들이 까다롭게 구는 경우도 있는데 추신수는 그렇지 않다. 잘 챙겨준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였다.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추신수는 새로운 포지션이 될 좌익수 전환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드러내지 않았다. 추신수는 “예전에 봤던 위치지만 오랜 기간 보지 않았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작년에 했던 식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많은 타구를 보고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면 그 자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연습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노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거만함, 스타의식과 거리가 먼 추신수가 텍사스라는 팀과 2014년 목표에 먼저 조금씩 다가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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