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여전히 건재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GS칼텍스가 2위 자리에서 기업은행을 추격할 것이라는 시즌 전 전망도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3위 자리는 여전히 안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개의 농도가 더 진해지는 모습이다.
전반기가 끝난 가운데 기업은행은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5승5패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13승4패 승점 38점이라는 좋은 성적과 함께 전반기 1위에 올랐다. 김희진 박정아 등 국내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 외국인 선수 카리나도 여러 방면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독주를 저지할 만한 팀으로는 단연 GS칼텍스가 손꼽힌다. GS칼텍스(승점 35점)는 승점 3점차로 기업은행을 바짝 뒤쫓고 있다. 외국인 선수 베띠가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고 한송이가 뒤를 받친다. 세터 문제도 긴급수혈한 정지윤이 그럭저럭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추세다. 지난 시즌 신인왕인 이소영의 페이스가 좀 더 올라올 수 있다면 끝까지 기업은행과 좋은 승부가 가능해 보인다.

사실상 두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는 평가다. 가장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현재까지 벌어놓은 승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 팀 사이에서 1·2위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이 있다. 결국 남은 화두는 포스트시즌행 막차인 3위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다. 안개 국면으로 나머지 네 팀에게 모두 기회가 열려 있다는 평가다.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한 KGC인삼공사(승점 25점)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서서히 지워가고 있다. 그러나 좋았던 1라운드에 비하면 2·3라운드에서의 경기력이 다소 처졌다는 변수가 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도로공사(승점 24점)은 외국인 선수 니콜을 받쳐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5위까지 처지며 의외로 저조한 성적을 낸 현대건설(승점 18점)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 바샤가 시간이 갈수록 한결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또 하나의 ‘외국인 공격수’라고 봐도 무방할 양효진이 분전하고 있다. 황연주가 반대쪽에서 힘을 보탠다면 공격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바실레바의 대표팀 차출 때문에 어려운 전반기를 보냈던 흥국생명(승점 13점)도 3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3위 싸움은 상대 전적이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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