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오리지널 뮤지컬 ‘로스트 가든’(The Lost Garden)이 17일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
가수 김태우와 전보람이 주연을 맡은 ‘로스트 가든’은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욕심쟁이 거인’(The Selfish Giant)을 토대로 한 유퍼리언 스타일의 창작 뮤지컬이다.
거인 역에는 제롬 콜레가 더블 캐스팅됐다. 프랑스 출신 배우인 콜레는 2006년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에서 콰지모도와 프롤로 역으로 한국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제작사 측은 제롬이 무대에 오를 때는 영어, 김태우가 출연할 때는 한국어로 공연할 예정이다.

소준영 총감독은 “괴팍한 거인이 순수한 소녀 머시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는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그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성에 갇혀 고독하고 외롭게 살아온 거인을 통해 현대인의 고단한 삶과 외로움을 그려낼 예정이다. 김태우는 “정원을 꿈과 희망의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죽음을 맞이하는 거인은 거친 외모와 달리 굉장히 순수하고 따뜻하다”며 “소녀의 순수함을 통해 내면의 따뜻한 본심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현대인의 고독을 저절로 느끼게 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굉장히 폐쇄적인 성격에서 머시를 통해 변화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게 무척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역할”이라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콜레는 강렬한 눈빛과 허스키한 목소리가 거인 역과 딱 어울린다는 평이다. 그는 1997년부터 콰지모도 역을 받아 전 세계 투어에 나섰다.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레바논 둥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무대를 누비며 500회가 넘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리드 보컬로 공연을 해 왔다. 파워풀하고 어딘가 갈라진 듯한 허스키한 보이스와 음역대가 매력이다.
콜레는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모험’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이번까지 네 번 한국을 찾았는데, 매번 한국 관객들과는 소통이 잘되는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특히 “거인은 누가 무엇이 됐든 싸우려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에 와 닿았다”며 “우울하고 고독한 사람이 세상을 향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다정한 웃음을 머금은 여주인공 머시역은 그룹 티아라 멤버인 전보람 몫이다. 전보람은 거인의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소녀 머시로 변신, ‘놀라운 꿈’(Wondrous Dreams)과 ‘로스트 가든’(The Lost Garden) 등을 독창으로 선사한다.

2010년 12월 '진짜진짜 좋아해'에서 여주인공 오정화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 전보람은 “오정화는 밝고 명랑한 성격인 반면 머시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순수한 소녀”라며 “티없이 맑고 잔잔함이 스며 있는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스트 가든은 이미 해외에서 성공적인 데뷔 공연을 가졌다. 지난 6월 8,9일 중국 상하이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해외 초연 무대에는 3회 공연에 2만여명의 관객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당시 여주인공 머시역은 윤하가 맡았다.
김태우는 엘튼 존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에게만 문호를 개방해온 벤츠 아레나에서 한국의 대표 보컬로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로스트 가든은 세계무대에서 검증받은 스태프가 팀워크를 이룬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강점도 있다.
2007년 ‘노트르담 드 파리’ 흥행에 성공한 소준영 총감독의 지휘아래 아래 잭 리가 음악을 담당했다. 잭 리는 미국 뉴욕에서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 등 거장들과 함께 20년 넘게 협연한 기타리스트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무대 디자이너 톰 리, 이탈리아 출신 안무가 엘리사 페트롤로 등도 제작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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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가든 상하이 공연 장면. 아래 사진은 김태우 전보람 콜레(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