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폭풍영입이다.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한 전남이 2014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연일 매서운 한파에 올해 프로축구 이적시장도 바짝 움츠러들었다. 중국에 선수를 빼앗겼다는 소식은 많지만 큰 돈 들여 선수를 사왔다는 소식은 드물다. 하지만 전남만큼은 예외다. 그 어느 구단보다도 선수영입에 거금을 들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남은 지난 5일 측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전북 현대에서 김영우(30)를 영입했다. 6일에는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스테보(32)와 크로아티아 특급 공격수 크리즈만(25)을 받아들였다. 뿐만 아니라 8일 중원 강화를 위해 대구의 미더필더 레안드리뉴(29)와 송창호(28)를 영입하며 선수영입을 마쳤다.

16일 출정식을 가진 전남은 본격적인 시즌준비에 들어갔다.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을 바라보는 하석주(46) 감독의 표정이 흐뭇했다. 하 감독은 17일 오후 광양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 시즌 구상을 밝혔다. 그는 폭풍영입에 대해 “작년에 갑자기 예산이 20억 원이 줄어 힘든 상황이 왔다. 선수보강을 기대했는데 예산이 줄어 스트레스가 심했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었다. 구단에서 젊은 선수들을 잘 키우길 원했다. 감독으로서 힘들었다”면서 솔직하게 고충을 고백했다.
이어 “2014년이 감독계약 만료기간이다. 나도 승부수를 띄우고, 선수보강에 목소리를 냈다. 다행히 구단에서 예산에 맞게 수비, 미드필더, 공격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을 최대한 보강해줬다. 사장님이 흡족하게 결정해주셨다”면서 비로소 미소를 보였다.
그 동안 전남은 선제실점을 허용하면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화력이 부족해 역전승을 하지 못한 것. 이에 하 감독은 공격력 보강에 중점을 뒀다. 또 어린 선수를 잡아줄 베테랑의 존재가 절실했다.
하석주 감독은 “작년에 득점이 0.89골인데 실점은 1.18이었다. 한 골 먹으면 이길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는 소리다. 역전승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용병 공격수를 보강했다. 골감각은 타고나야 한다. 스테보나 크리즈만이 골 넣는 방법을 보면 어린 선수들도 배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베테랑 공격수 스테보에 대해 “스테보한테 전북이나 수원처럼 많은 찬스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에 부족함이 있더라도,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했다. 스테보가 10골 이상만 넣어주면 이종호나 전현철, 박기동에게 시너지 효과가 나고, 득점루트도 다양해질 것이다. 파생효과를 위해 돌파력이 좋은 레안드리뉴까지 영입했다”고 밝혔다.
스테보는 하 감독의 기대를 알고 있을까. 스테보는 “15골이면 행복하지 않을까? 득점왕보다 팀의 승리를 먼저 챙기겠다”면서 벌써 하 감독의 마음을 파악했다.
하석주 감독은 올 시즌 목표를 자신 있게 ‘우승’이라고 밝혔다. 하 감독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우승을 말하는 것이 지도자다. 지난 시즌 수원을 제외하면 상위권 팀들에게 전부 2패를 당했다. 올해는 그걸 모두 갚아주고 싶다”면서 단단히 복수를 다짐했다. 2014년 전남은 K리그의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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