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누나'로 입증한 나PD의 명불허전 기획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1.18 09: 25

나영석 PD가 또 하나의 배낭여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한 번 최고의 예능 감각을 뽐냈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절묘한 편집과 자막, 적절한 음악을 넣고, 상황 재배열을 등을 통해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색다른 재미를 추가했다. 이쯤 되면 역시 나PD의 기획력과 연출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어진다.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누나'(이하 꽃누나)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8회 에필로그를 끝으로 최종 종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과 짐꾼 이승기의 여행 뒤풀이와 미방송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승기는 여행 동안 하지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놨고,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꽃누나'들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었다.
'꽃누나'는 노년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꽃보다 할배'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여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국민 엄친아' 이승기가 짐꾼으로 합류한 색다른 조합으로 첫 방송부터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8회 스페셜 방송 또한 7.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인기를 입증했다.

이후 짐꾼이지만 '짐' 같은 이승기의 허당 매력과 여배우들의 독특하고 털털한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고, 소포모어징크스를 깨며 '꽃할배'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다.
'꽃누나'가 이렇게 큰 인기를 끈 것에는 나PD의 기획력이 한몫했다. 그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여배우들을 한 번에 카메라 앞으로 끌어냈고, 이미 '1박2일'과 '강심장' 등에서 활약해온 이승기를 더해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냈다.
나PD의 캐스팅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화려함을 벗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 윤여정과 김자옥, 김희애, 그리고 이미연은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귀여운 애교와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그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여기에 나PD의 편집이 더해져 잔재미가 추가됐다. '꽃누나'들과 이승기의 작은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이를 캐릭터화 시켰다. 여행 초반 실수하는 이승기를 '짐꾼이 아닌 짐'으로 만들었고, 늘 음식 앞에서 적극적이고 호기심 많은 모습을 보였던 김희애에게 '4차원, 잡식소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매사 느긋하고 긍정적인 김자옥과 의외로 귀여운 윤여정, 그리고 의욕이 넘치는 이미연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또 여행에서 일어났던 돌발 상황 등을 적절하게 편집, 배치하며 '꽃누나'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작은 행동이나 말, 여행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을 놓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치해 편집했다. 더불어 재치 넘치는 자막과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삽입하며 '꽃누나'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반전 매력의 '꽃누나'들과 짐꾼 이승기로 또 한 번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며 뛰어난 기획력을 인정받은 나영석 PD, '꽃누나'에 이어 올 상반기 방송될 '꽃할배' 3탄에 더욱 더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seon@osen.co.kr
tvN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