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여자, 센 여자가 내 모습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강한 여자, 센 여자처럼 행동했죠.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사람들과 융화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진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통로, 진짜 나다운 것에 대해 고민했죠."
거침 없는 언변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초토화 시켰던 솔비는 어느 날 슬럼프를 겪으며 새로운 자신, 혹은 원래 자신을 찾았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이 의외로 편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행보는 최근 잘 알려졌듯이 화가 솔비, 작가 솔비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첫 에세이집 제목을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라고 지은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 책에서 '인생 최고의 걸작은 거울에 비친 나! 인생 최고의 로맨스는 나 자신과 사랑하는 것!'이라며 '가끔 힘들기도 하고, 가끔은 잘못된 길을 가기도 하지만 그 실패와 아픔을 발판 삼아 또 한번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보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슬럼프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그러면서 사람들과 융화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어요. 그렇게 어울리지 못하는 나만의 표현의 창구를 글이란 통로를 통해 찾은 거 같아요. 조금씩 메모장에 끄적거리다보니 참 시원하기도하고 외로움도 달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용기있게 도전한 게 바로 이 책이죠."
책을 냈지만 솔비는 아직도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여전히 통통 튀는 모습부터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우울증 등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강연에 나서고, 그림과 글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은 단 한 사람의 이미지라고 하기엔 매우 다층적이다.
"아직도 저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에요. 하지만 확실한 건, 솔직한 것. 천방지축 시절부터 성숙해지는과정 그 모습 그대로를 친구처럼, 옆집이웃처럼 보여주는 것. 그게 솔비 아닐까 해요. 이제 거기서 더 나아가 제 본명인 권지안이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솔비와 다른 권지안을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도전해 나가는 것도, 제 모습이죠."
실제로 그는 매우 솔직하다. 인정하기 싫을 것 같은 과거의 잘못부터, 현재의 고민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책 뒷 표지에는 첫사랑의 추천사도 있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고, 욕망이 저의 모든 걸 지배했을 때가 있었어요. 더 예뻐지고 싶었고 더 유명해지고 싶었고 더 잘나보이고 싶었을 때. 내게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버렸을 때. 그땐 제 모습은 진짜 제가 아니었어요. 책을 쓴다는 건 그냥 말로 할 수 없는, 부끄러웠던 내 자신에게까지 솔직해지는 나와의 대화인 것 같아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과도 충분히 공감될 수 있다는 게 작가의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솔비는 팬들, 나아가 대중에게 자신의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고 함께 '해피'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솔비는 책에 이렇게 썼다. '결코 이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이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고, 사람이라 외로워지는 순간에도, 힘든 순간에도 한번쯤 깊게 심호흡하고 당당하게 밝은 나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우리는 모두 이렇게 살아가는 중이라고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자기답게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담았어요. 힘든 순간에 부딪칠 때 제 책을보며 가장 소중한 것들에 대한 것들을 다시 한번 확인했으면 좋겠어요. 우린 알고보면 누구나 기쁨이 있듯 아픔이 있잖아요. 아플 때 함께 공감하고 또한 위로가 돼줄 수 있는 희망지침서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 조금은 든든하지 않을까요? 거창한 글솜씨가 들어있진 않지만, 이 책은 제 마음 그대로를 담은 제 일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일까. 그의 책은 다른 희망지침서처럼 가르치려 하지 않고, 한가지 답만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자신이 느낀 점을 쉽고, 솔직하게 그려낸다.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더 와닿는다. 긴 슬럼프를 통과했지만 그 역시 아직 풀지 않은 고민이 있고, 더 어려운 시련이 닥치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이들에겐 그의 고민을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공감과 위안이 된다. 그가 직접 그린 따뜻하면서도 간결한 삽화는 책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린다.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작가, 화가, 가수, 사회운동가에 대학원생 타이틀을 추가했다. 예술인들을 위한 정신건강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계속 나누고 싶어요. 제가 힘들때 다시 용기를 찾고 도전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죠. 그래서 저는 더 건강하고,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림 전시회도 마쳤고, 책도 출간했으니 이제 음반도 선보여야죠. 늘 항상 부족한것이 많지만 그 어설픔 또한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늘 발전하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 다운 모습!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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