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시작’ 컵스, 다나카에 조건 제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19 06: 07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26, 라쿠텐)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일까. 시카고 컵스가 가장 먼저 구체적인 제안서를 던진 정황이 포착됐다.
시카고 지역 라디오 방송인 < WSCR-AM>의 야구 분석가로 활동하며 시카고 지역 야구팀 관련 정보를 전하는 브루스 레빈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컵스가 다나카에 진지한 제의(real offer)를 했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관심을 드러내는 선에서 에이전트 측과 접촉했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계약조건’이 적힌 제안을 던졌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투수 최대어로 손꼽히는 다나카는 현재 최소 7개 팀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부를 대표하는 부자구단인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를 비롯, 시카고의 두 팀(컵스, 화이트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다. 당초 양키스와 다저스가 가장 앞서나간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최근 현지에서는 시카고의 두 팀도 다나카 영입전에 진지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화이트삭스의 경우 지난 10일 당시 다나카와 직접적으로 면담을 가진 사실이 알려진 유일한 팀이었다. 컵스는 구단 수뇌부부터 전력 보강을 공언하고 있고 선발진 구축을 위해 다나카를 ‘에이스’감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미 언론에서는 이런 두 팀의 역습 가능성이 하루 종일 화제였는데 레빈의 보도대로라면 컵스가 먼저 움직인 셈이 됐다. 현지에서는 컵스가 양키스나 다저스에 뒤지지 않는 제안을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컵스는 지난 2009년 83승78패(승률 .516)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오른 이래 단 한 번도 5할 승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2년에는 61승101패(.377)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66승96패(.407)로 지구 최하위에 그쳤다. 손을 볼 곳이 한 두곳이 아니지만 일단 컵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마운드 재건을 급선무로 보고 있다. 컵스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4.00)은 리그 12위, 선발 평균자책점(3.97)은 9위에 머물렀다.
컵스의 성향, 그리고 테오 엡스타인 단장의 성향과도 다나카는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컵스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벌이고 있다. 올해로 만 26세가 되는 다나카는 향후 컵스 마운드의 에이스로 팀의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기에 엡스타인 단장은 보스턴 시절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영입하는 등 동양권 선수들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시선을 가진 단장으로 손꼽힌다.
자금력에 의문부호가 있으나 컵스의 올해 연봉 총액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향후 리글리필드의 보수를 통한 수익 확대나 TV중계권료 확충 가능성 등 구단의 향후 재정 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다. 엡스타인 단장은 최근 “만약 내가 팬의 입장이라면 더 새로운 이름과 더 많은 투자를 원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다나카가 그 첫 단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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