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가 높으면 그만큼의 부담감이 따라온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의 타자인 루크 스캇(36, SK)이라고 해서 이 평범한 진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스캇은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 방법도, 그에 따라오는 결실도 잘 알고 있었다.
SK의 새 외국인 타자 스캇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규정에 따라 외국인 타자 9명이 속속 계약을 맺었지만 스캇만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MLB에 데뷔한 이래 총 889경기에서 통산 타율 2할5푼9리, 135홈런, 436타점을 기록한 스캇은 SK 중심타선의 장타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스캇에 대해 팬들은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성기에서는 내려올 나이지만 여전히 “3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라는 기대 섞인 분석이 대다수다. 3할 타율보다는 중심타선에서 화끈한 장타를 바라는 SK 코칭스태프의 기대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자칫 이런 화려한 경력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잘해야 한다”라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를 경우 문제가 된다. 자칫 잘못하면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스캇은 MLB에서 889경기를 뛴 베테랑답게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스캇은 OSE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화려한 경력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라는 질문에 “야구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부담감은 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MLB든 한국프로야구든 자신에 대한 기대치는 있기 마련이다. 이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담감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항상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스캇은 이어 “하지만 그런 부담감이 나에게 명예와 승리를 가져다 준다”며 크게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런 심리적인 압박 요소를 이겨내며 얻는 보람과 성취욕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번 이를 경험한 선수인 만큼 단기적인 성적에 주눅들지 않는 노련함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포지션에 대해서는 “팀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뛸 각오가 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캇은 “좌익수, 우익수, 1루수, 지명타자에서 뛸 수 있다. 이 중 어떤 포지션이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스캇은 조만간 SK의 플로리다 1차 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인 한국무대 적응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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