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출신 MC들, 제 2의 전성시대 온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1.19 09: 56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 박미선 남희석 박명수 정형돈 서경석 유세윤 신봉선 등 TV 예능 프로를 주름잡은 특급 MC들 대다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개그맨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김병만 김준호 등 '개그콘서트' 출신 신예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능 MC의 산실인 코미디 프로들이 계속 폐지되면서 한때 개그맨들 생계가 위협받던 시절과는 확 달라졌다. 수 년전만해도 MBC가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던 '하땅사' 폐지를 결정했고 SBS의 유일한 정통 코미디 '웃음을 찾는 사람들'마저 문을 닫으면서 나홀로 '개콘' 시대가 오랫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개그맨 출신 MC들이 계속 배출되기 위해서는 그 양성소인 코미디 프로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한동안 KBS 2TV '개그 콘서트' 하나만 유지되면서 MC계가 심각한 인력 공급 부족에 허덕인 것도 이 때문이다. '개콘'의 인기가 꾸준하고 고정팬이 많다지만 제대로 단련된 개그맨 출신을 요구하는 예능 프로들의 수요를 채우기란 턱없이 부족했다.

예능 프로의 대세가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쇼 중심으로 바뀌고 톱 개그맨들이 안정된 MC나 고정 게스트 자리로 갈아타면서 코미디 프로의 힘이 갈수록 약해진 것도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코미디 프로의 감소는 우수한 개그맨 자원의 고갈로 이어지고 결국 예능 프로의 질적 저하를 부른다. 특히 아나운서와 가수 출신 MC들의 한계를 드러낸 리얼 버라이어티 부문에서는 세대 교체의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할 정도였다.
그나마 최근 개그맨 출신 MC들의 수급 상황이 개선된 배경에는 케이블과 종편들이 앞다퉈 코미디 프로를 만들고 설 자리를 잃었던 개그맨들에게 활동할 공간을 마련해준 덕분으로 보인다.
현재 예능계를 휘어잡고 있는 톱MC들이 1990년대 개그 프로 전성기 때 기량을 갈고 닦은 개그맨들이라는 사실을 되돌아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정글마냥 약육강식 생존경쟁이 지배하는 코미디 프로를 거친 개그맨들은 거침없는 말솜씨와 몸개그, 순발력 등 예능 MC로서의 3박자를 제대로 몸에 익혀야 살아남는다.
'무한도전' 유재석-'스타킹' 강호동의 토요일 명승부가 다시 불을 뿜기 시작한 가운데 최근 개그맨 출신 MC 기대주들이 부쩍 늘어나는 제 2의 전성시대가 돌아온게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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