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현(26, 경기도체육회)이 한국 알파인스키의 역사에 도전한다.
정동현은 한국 알파인스키의 간판이다.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선수로 활동을 시작한 정동현은 이미 초등학교 때 동계체전에 입상하며 스키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부터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한국 알파인스키에 첫 올림픽 메달을 가져다 줄 선수로 평가 받기도 했다.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올림픽에서 정동현은 웃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으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던 정동현은 국가대표 소집에 불응하고 개인 훈련을 한 이유로 2년 동안 종합대회 출전 정지를 받았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대회 직전 허벅지 근육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코스를 완주하지 못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좌절은 없다. 정동현은 다시 한 번 올림픽에 도전한다. 정동현은 최근 알파인스키대표팀과 함께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굵은땀을 흘리고 있다. 매일 설상에서의 4시간, 지상에서의 체력 훈련을 2시간씩 소화하고 있다. 목표는 단 하나였다. 한국 알파인스키의 대표주자였던 허승욱(1998 나가노 올림픽 21위)의 기록을 넘는 것이다.
19일 강원도 평창군에서 만난 정동현은 "처음으로 참가했던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부상을 당한 탓에 제대로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올림픽인 만큼 몸 관리를 잘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임하겠다"며 "올림픽에서 20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는 메달도 노려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물론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알파인스키가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해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정동현은 "아무래도 지원이 약하다. 설상에서의 훈련이 부족해 감을 찾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면서 "외국 선수들의 경우 설상에서 많으면 10개월 정도 훈련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탈 경우 4개월이다. 설상 훈련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게다가 장비 담당 스태프가 없어 선수들이 각자의 장비를 모두 수리 및 관리하고 있다. 최용희 알파인스키 대표팀 감독은 "장비를 수리 및 관리해주는 서비스맨이 있을 경우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두 시간 가량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족한 지원이 정동현의 기까지 꺾어 놓은 것은 아니다.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고 밝힌 정동현은 "대회 때 눈 컨디션 등이 도와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서 "치중하고 있는 회전 종목은 내가 유럽 선수들과 겨룰 때 비슷하고 근접하게 갈 수 있는 회전이다. 밴쿠버 대회 때보다 경기 운영이 좋아졌고, 국제 대회를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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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