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넘었다. 이 영광은 감독과 배우 등 주역들의 진심과 도전이 있기에 가능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변호인'은 지난 18일 하루 동안 전국 629개 스크린에서 총 20만 6754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995만 6776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달 19일 본격 개봉한 '변호인'은 33일째인 오늘(19일) 천만 관객 돌파를 이루게 된다.
그간 천만 한국영화는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3), '왕의 남자'(2005), '괴물'(2006), '해운대'(2009), '도둑들'(2012),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3)까지 총 8편이었다. '변호인'은 이들 작품을 이어 9번째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의 천만 주역은 단연 주연을 맡은 송강호다. 묵직한 메시지도 송강호란 배우가 가진 이미지와 연기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국민드라마로서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다. 송강호는 극 중 주인공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아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그의 대사 하나하나에 반응했고, 80년대 세무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평범한 사람 송우석 변호사에게 열광했다.
이 영화는 각본이 만들어지고 연출자를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직접 각본을 썼던 양우석 감독에게 메가폰이 넘어갔고 감독은 독립영화도 각오한다는 마음으로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하지만 송강호의 합류가 결정된 후 상업 영화로 틀이 갖춰지게 됐다. 송강호라는 배우가 가진 신뢰감이 마치 영화에 보증을 서준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항상 캐릭터에 녹아들지만 배우로서 자신의 개성도 잃지않는 연기를 하는 그는 이 영화에 대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미화를 했다던지 헌정영화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편협한 시각보다는 80년대라면 불과 30년 전, 얼마 전이다. 그 격동의 시대에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게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게 이 영화의 최고의 지향점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그는 늘 그래왔듯 진심을 담아 한 인물을 표현했고 스스로도 이번 역할에 대해서도 “최소한 진심은 담겼다”고 조심스레 자평했다. 그는 "부족하지만 최소한 제대로 그분의 삶을 그리고 싶었어요. 잘 한다 못 한다 떠나 별개로 최소한 저의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관객 분들에게 읽혀야 하는 게 핵심이지 않나 싶었다. 그런 점에서는 제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최소한 제 진심이 담겨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을 것 같다"라며 최대한 진심을 담았음을 전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1000만 관객들이 공감을 해 준 것에 대해 무엇보다도 안도감을 내비쳤다.
양 감독은 "아시다시피 너무 많은 오해와 편견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또 자칫 영화가 독이 돼서 독을 더 퍼뜨리면 어떡할까 그런 우려도 많았다. 영화가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키는데 사용된다면 모티브가 된 분에게도 실례일 거고 응원하는 분들에게도 피해일 것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감이 아직 안 풀어졌는데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첫 영화 데뷔작에 천만 영광을 안게 된 임시완(제국의아이들) 역시 감회가 남다를 터. 그는 "시작이 정말 좋다고 생각 한다. 반면 첫술에 배부를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다음 작품에 부담이 되는 것도 있다. 첫 작품의 관객이 많을수록 그 다음 작품이 지금 작품보다는 관객이 적을 확률이 높다 보니 미리 마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충분히 지금을 즐기되 그것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또 "사실 첫 영화라 천만 관객이라는 개념이 없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처음 했을 때 그 다음 작품들을 하고 나서야 당시의 시청률이 대단한 거였다는 걸 느꼈다. 천만 관객 돌파란 것은 앞으로 평생 다시는 가질 수 없는 스코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을 즐겨야 겠다는 생각이 크다"라고 덧붙이며 얼떨떨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변호인'은 1000만명을 넘어 역대 흥행 1위 '아바타'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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