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과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덥수룩한 턱수염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다.
괌 1차 캠프를 진두지휘 중인 류 감독은 19일 타격 훈련을 앞두고 나바로를 불러 "수염을 깎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불량한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그 이유. 그러면서 류 감독은 "깔끔하게 면도하면 더욱 더 잘 생겨보일 것 같다"고 회유책을 꺼냈다.
평소 류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는 운동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 보이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통과 규율을 중요시여기는 미·일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처럼 삼성 역시 경기력 뿐만 아니라 용모와 품행에 신경을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은 머리카락을 단정한 수준에서 적당히 기르는 건 허용하나 염색은 절대 불가다. 류 감독은 선수들의 그러한 관리가 마음가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 시절 오랫동안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깎았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역시 요미우리 이적을 앞두고 수염을 싹둑 잘랐다.
나바로는 약간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며 "여자친구가 나의 긴 수염을 좋아한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자 류 감독은 "여자친구 전화 번호 좀 알려달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류 감독은 "사실 긴 수염이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다. 말끔하게 정리하라고 강요하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으니 권유하고 있다"며 "계약 조항에 이런 부분도 넣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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