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가 V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자리를 깔아주니 신명나게 놀 줄 아는 V리그 선수들의 '숨은 끼'가 폭발하자 올스타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V리그 스타들이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올스타전에 총출동해 숨은 끼와 실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K스타가 V스타에 1~4세트 합계 58-51로 승리를 거뒀지만 승패를 떠나 모두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올스타전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이날 숨은 끼를 완벽하게 폭발시킨 최고의 선수는 단연 송명근(러시앤캐시)이었다. 송명근은 여자부 경기에 앞서 워밍업 시간에 전날 V팝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문을 여시오' 노래가 흘러나오자 코트로 뛰쳐나왔다. 넘치는 끼를 숨기지 못한 송명근은 노래에 맞춰 홀로 춤을 추며 코트를 누볐고,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후 쑥쓰러운 미소와 함께 벤치로 돌아갔다.

외국인 선수들도 축제의 장에 흥겹게 동참했다. 마이클(대한항공)은 여자부 경기가 진행되던 1세트 자청해서 원포인트 서버로 코트에 난입했고, 맞불을 놓듯 에드가(LIG손해보험)도 상대편 코트에 들어와 잠깐이나마 혼성경기를 성사시켰다. 송명근도 2세트서 원포인트 서버로 긴급투입됐으나 한지현(흥국생명)의 리시브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질세라 남자부 경기서도 여자 선수들이 원포인트 서버로 출동했다. 3세트 베띠(GS칼텍스)가 신영석(우리카드) 대신 투입돼 강서브를 날렸지만 아쉽게도 득점은 만들지 못했다.
세리머니 대결도 볼만했다. 득점 때마다 풍성한 세리머니가 코트를 수놓았다. 손발이 맞지 않는 듯 어색한 모습도 자주 보였지만, 슬라이딩 세리머니와 귀요미 세리머니, 뿐만 아니라 남지연(IBK기업은행)과 김해란(도로공사)은 백어택까지 시도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남자부는 '젊은 피'가 중심이 돼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광인(한국전력), 송명근, 이민규 등이 춤과 함께하는 다양한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진상헌은 의자까지 동원해 세리머니를 펼치려 했으나 공격이 실패하면서 세리머니의 꿈도 함께 무산됐다.

감독들도 이 흥겨운 축제의 장에 휩쓸려 은근한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 댄스를 선보였고, 문용관 LIG손해보험 감독은 비디오 판독 시간을 놓치지 않고 스스로 '인' 판정을 내려 판정을 번복시키는 등 관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평소 이미지와 달리 대담한 유머감각을 뽐낸 선수들의 '숨은 끼'에 추운 날씨에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은 팬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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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