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택한 롯데, ‘제 2의 리치몬드’는 없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1.20 06: 48

롯데 자이언츠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1차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다. 지난 2003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미국을 택한 롯데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올해 롯데는 1차 전지훈련을 이원화했다. 고참 투수조는 사이판으로 향했고, 야수와 신예급 투수들은 미국 애리조나에 자리 잡았다. 당초 롯데는 전원이 애리조나로 향할 계획이었지만, 과거 사이판 구장과 맺은 계약문제 때문에 일부 투수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이판에 남았다.
훈련 일정이 이원화되면서 번거롭게 됐지만, 롯데는 최적의 훈련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이판은 따뜻한 기후 덕분에 몸을 끌어올리는 데는 효과적이기에 고참급 투수에게 최적의 훈련지다. 또한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는 온화한 기후에 최신식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기에 체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인 1차 전지훈련지로는 최고의 조건이다.

롯데가 애리조나를 선택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시설이다. 작년 김시진 감독은 사이판의 훈련여건 부족을 지적했다. 그라운드가 적고, 운동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현대-넥센 시절 줄곧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던 김 감독은 올해 구단에 꾸준히 미국행을 건의했고, 결국 롯데는 야수조와 투수조 일부가 애리조나에 캠프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작년 롯데 선수단이 머물렀던 숙소는 따로 훈련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훈련에 애를 먹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해 선수들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체육관을 찾아가야 했고, 배팅훈련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호텔 뒤뜰에 임시로 그물을 쳐야만 했다. 그 마저도 호텔 사정에 따라 훈련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반면 애리조나 캠프는 훈련을 하는 데 최적의 조건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4개 구단이 스프링캠프지로 애리조나를 선택할 정도인데 그 만큼 야구장이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기에 운동밖에 할 게 없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 효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불의의 부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판에는 야구장이 단 두 곳 뿐인데 그 마저도 그라운드 사정이 불량했다. 게다가 소나기가 자주 내려 기껏 정비해 놓은 땅이 망가지기 일쑤였다. 작년 사이판에서 이용훈은 훈련 도중 발목부상을 입어 조기귀국 해야했고 외국인투수 리치몬드도 상황별 수비훈련 도중 마운드에서 미끄러져 무릎을 다쳤다.
부상으로 불의의 귀국을 해야 했던 이용훈은 작년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리치몬드는 옥스프링으로 교체됐다. 옥스프링이 작년 대활약을 펼치며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됐지만, 전지훈련 캠프에서 선발투수 후보 두 명이 모두 부상을 당하는 아찔한 경험을 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선수가 일찌감치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늘어났다. 작년 사이판 캠프에는 리치몬드가 합류했지만 부상으로 바로 짐을 싸면서 결과적으로는 외국인선수 없이 훈련을 치렀다. 유먼은 2차 전훈인 일본 가고시마 캠프부터 합류했고, 옥스프링은 WBC가 끝난 뒤에야 롯데 입단이 결정됐었다.
올해는 다르다. 미국 본토에서 전지훈련이 벌어지는 만큼 외국인선수들은 일찌감치 팀 훈련에 합류한다. 한국생활 3년차인 유먼은 이번에 처음으로 팀 1차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새로 영입된 외국인타자 히메네스도 곧바로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캠프부터 몸을 만들 예정이다. 남반구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옥스프링만이 일본 전훈부터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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