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1기가 박수칠 때 화려한 퇴장을 택했다. 남달랐던 육아예능 1기 '아빠 어디가'는 그렇게 추억으로 남았다.
'아빠 어디가' 1기는 지난 19일 오후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추억을 곱씹으며 떠난 이들의 이별 여행은 슬픔보다는 애틋함, 훈훈함으로 가득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여행지 곳곳에서 다섯 아빠, 아이들이 떠올린 추억들이 많았다는 것. 그만큼 1년이라는 시간은 이들에게 특별하고 잊지 못할 경험들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 선물들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도 남았다.

'아빠 어디가'는 특별한 예능이다. 몇년 동안이나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일밤'을 구원한 장본인이기 때문. 일반적으로 방송사의 간판 예능이라 불리는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의 부활을 이끌어냈다는 사실은 MBC 내에 '아빠 어디가'가 가지는 입지를 방증한다. 또한 되살아난 '일밤'을 주축으로 MBC 예능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는 사실은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아빠 어디가'로 인해 MBC 예능의 분위기는 살아났다. 이는 '일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진짜 사나이'를 비롯해 여러 예능으로 확산됐다.
또한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은 단순히 MBC 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원조 육아 예능으로서 예능의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끌었다.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이 육아 예능 후발주자로 방송 중이다.
사실 '아빠 어디가'가 예능의 트렌드를 이끈다는 사실은 놀랍다. 처음 시청자 앞에 선을 보였을 때, 이 프로그램에 큰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몇년 동안이나 침체였던 '일밤'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했지만, 전문 예능인 없이, 그것도 통제가 불가능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니. 일부 관계자들은 '아빠 어디가'의 유효기간이 짧을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출범한 '아빠 어디가'는 1년 후, 국내 예능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에 서게 됐다.
이 프로그램이 남긴 것은 또 있다. 바로 윤후, 이준수, 성준 등 새로운 어린이 스타들이다. 이제는 아빠보다 유명하다는 가수 윤민수 아들 윤후를 필두로 '아빠 어디가'에 등장하는 다섯 아이들 모두 스타가 된지 오래다. 여러 TV광고에서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음이 이들의 인기를 짐작케한다. 네티즌은 윤민수에게 '후 애비', 이종혁에게 '준수 애비' 등의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방송 이후 네티즌은 '아빠 어디가' 1기에 대한 그리움을 벌써부터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이 1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단순한 예능을 넘어서 시청자와 한 가족 같은 모습을 지닌 것이 이러한 반응을 불러왔다. 여행은 끝이 났지만 추억은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남게 됐다.
한편, 오는 26일부터는 안정환, 류진, 김진표 등이 새로운 멤버로 참여하는 2기가 출범할 예정. 1기의 인기가 2기에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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