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목표, ‘150경기’에 담겨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20 06: 32

‘1억30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된 추신수(32, 텍사스)지만 거창한 개인적 목표는 없었다. 3할 타율도, 20홈런-20도루에 대해서도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150경기’라는 수치는 명확했다. 굳이 다른 수치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 목표 안에 추신수의 모든 뜻이 다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의 대형계약을 체결하고 금의환향한 추신수는 짧은 국내 체류 일정을 마친 뒤 지난 1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유를 낼 법도 했지만 추신수는 편안한 자리를 금세 박차고 일어섰다. 계약에 대한 당위성을 증명해야 함은 물론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한 만큼 예년보다 일찍 공식 일정을 시작한 것이다. 각오도 남달랐다.
워낙 큰 계약인 만큼 추신수의 올해 성적에 큰 관심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단 텍사스가 출루율이 뛰어난 리드오프를 바라고 있다. 올해 성적만 유지해도 충분히 몸값은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추신수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되는 4할2푼3리의 출루율과 21개의 홈런, 20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 성적을 냈다. 물론 다시 내기 쉬운 성적은 아니다. 결국 꾸준히 출전하는 것이 관건이다. 부담감을 떨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추신수의 ‘150경기 발언’도 그런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추신수는 출국 전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면서 “한 시즌에 150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는 체력과 몸 상태를 유지한다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부상이나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거나 혹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생각은 평소 추신수의 지론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대답이 있었다. 추신수는 지난해 9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날렸다. 그런데 경기 후 추신수의 소감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모두가 다 빠져나간 신시내티의 클럽하우스에서 추신수는 “부상만 아니면 20홈런은 가능한 목표였다. 지난 2년간은 부상 때문에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추신수는 당시에도 “부상만 없다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추신수가 출국 전 말한 ‘150경기론’은 부상이 없다는 전제가 붙을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처럼 추신수는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기록은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텍사스가 봤을 때 흡족할 만한 기록일 것이 유력하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