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에서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 된다. 두산도 이런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더스틴 니퍼트(33)와 호르헤 칸투(32)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의기투합한 두 선수가 두산의 쌍끌이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두산은 2014년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인선을 마무리했다. 지난 2011년 한국무대로 건너와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선 더스틴 니퍼트와는 재계약을 했다. 여기에 재계약을 포기한 데릭 핸킨스 대신 또 하나의 장신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 확대에 따라 야수인 호르헤 칸투를 새로 선발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미끄러진 두산의 야심찬 외국인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중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니퍼트와 칸투다. 역대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찾은 외국인 투수 중 경력이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하는 니퍼트는 지난 3년간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1년 첫 해 15승을 비롯, 지난해까지 3년간 77경기에서 38승20패 평균자책점 3.05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칸투 역시 외국인 야수로는 최정상급 경력이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847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104홈런, 476타점이라는 숫자가 묵직하다.

두 선수의 몫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니퍼트는 올해도 선발진의 에이스 몫이 기대되고 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기량이 검증된 만큼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칸투는 팀의 장타력을 극대화시켜 줄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FA를 선언한 최준석이 빠져나간 두산이다. 칸투가 김현수 홍성흔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내년 두산의 공격력은 칸투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두 선수의 남다른 인연도 관심을 모은다. 두 선수는 2010년 텍사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팀의 핵심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나란히 포함됐다. 칸투도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니퍼트를 반겼다. 칸투는 “니퍼트와는 2010년 텍사스에서 시즌과 플레이오프, 심지어 월드시리즈까지 함께 뛰었다. 다른 모든 이들이 알고 있듯이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좋은 선수이다”라고 치켜세운 뒤 “니퍼트가 던질 때 공·수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칸투에게도 니퍼트와 같은 동료가 있다는 것은 복이다. 3년을 뛴 니퍼트는 한국야구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니퍼트 자신이 상대해야 하는 타자의 습성은 물론 덕아웃에서 지켜본 상대 투수들의 장·단점도 훤히 꿰뚫고 있다. 칸투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살아있는 조언이다. 당시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두 선수가 공·수에서 팀을 이끌며 당시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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