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받은 자만이 진입할 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이다. 그런데 LG는 좌·우 불균형이 눈에 띈다. 이에 왼손 투수들의 반격 여부가 자연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차 LG의 선발진 구상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LG는 지난해 10승을 거두며 사실상 팀의 에이스 몫을 한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을 맺고 한숨을 돌렸다. 다만 리즈와 입단 동기인 벤자민 주키치와는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이는 코리 리오단을 영입해 주키치의 몫을 메웠다. 이렇게 되자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선발진이 오른손 일색이라는 점이다. 주키치는 왼손이었지만 리오단은 오른손이다.
오른손으로 선발 5명을 모두 채워 넣어도 상관은 없다. 다만 상대로서는 적응하기 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동일한 타순으로 3연전을 치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갈수록 적응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때문에 좌·우 균형은 어느 정도 중요성을 지닌다. 던지는 팔에 따라 강점 및 약점을 가진 팀들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이면서 탄력적인 등판 계획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LG의 선발진은 리즈를 비롯, 류제국 우규민 정도까지는 사실상 윤곽이 드러났다. 여기에 그래도 외국인 선수라는 프리미엄이 있는 리오단이 먼저 기회를 잡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결국 한 자리가 남는데 이 자리도 지난해 26경기 중 21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7번의 선발승을 챙겼던 신정락이 한 발 앞서간다는 평가다. 5명이 모두 오른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당장은 물론 앞으로를 내다봐서도 그리 썩 유쾌한 그림은 아니다.
때문에 팀에서도 왼손 투수들이 성장하는 시나리오를 바라고 있다. 후보자는 있다. 일단 지난해 10차례 선발 등판했던 신재웅이 선봉에 선다. 신재웅은 지난해 18경기에 나가 4승4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돋보인다. 아직은 검증이 덜 된 이닝소화능력을 좀 더 키운다면 붙박이 선발 후보로 손색이 없다.
젊은 선수들도 있다. 윤지웅과 임지섭이다. 윤지웅은 2년 전 FA 자격을 얻어 넥센으로 이적했던 이택근의 보상 선수로 받아왔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넥센이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는데 LG가 그 틈을 노려 채갔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경찰청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선보여 기대가 크다. 당장 실전에 합류할 수 있는 몸 상태라는 평가다. 1군에서의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신인 임지섭은 장기적인 대안이다. 190㎝의 장신에 150㎞를 던질 수 있는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장 프로에서 성공할 확률은 낮지만 워낙 가진 재능이 좋다는 것이 팀 내부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최근 LG의 신인드래프트 추이를 봤을 때도 정찬헌 이형종 임찬규 이범준 한희 등 오른손을 뽑는 경우가 많았는데 임지섭은 그 안에서도 차별성을 갖는다. 세 선수로 대표되는 LG 왼손의 약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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