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감독, 황동일 조련할 수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20 07: 20

“삼성화재를 너무 경계한다. 그래서 트레이드도 쉽지 않다”라고 푸념했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그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황동일(28, 194㎝)과 레프트 류윤식(25, 196㎝)이라는 두 선수를 영입했다. 이 중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던 황동일을 조련시킬 수 있을지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17일 구단 공식발표를 통해 2대2 트레이드 성사 소식을 알렸다. 대한항공에서는 황동일과 류윤식이 삼성화재로 가고 그 반대편 길은 세터 강민웅(29, 186㎝)과 센터 전진용(26, 203㎝)이 걷는다. 트레이드가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은 프로배구인데다 시즌 중 들린 트레이드 소식이라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쪽의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대한항공은 세터가 급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세터 한선수가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하면서 전력 구상이 꼬였다. 황동일 백광언 조재영 등을 번갈아가며 기용했으나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당장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불리는 마이클 산체스의 위력이 떨어지며 전반기를 4위로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상무 시절 안정된 토스를 선보였던 강민웅이 눈에 들어왔다. 신경수 이영택이 베테랑임을 고려하면 전진용도 장기적으로 키워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세터진과 레프트진을 모두 장기적으로 보강하는 성과를 이뤘다. 류윤식은 지난 시즌 대한항공 레프트진에서 젊은 패기를 보여준 선수다. 석진욱의 은퇴로 레프트 자리가 약해진 삼성화재가 장기적으로 키워볼 만한 자원이다. 강민웅의 빈자리는 황동일로 메운다는 심산이다. 결국 삼성화재가 이 트레이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황동일이 살아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황동일은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신 세터로 큰 주목을 받았던 자원이었다. 경기대 시절부터 장신에 왼손잡이라는 이점이 돋보였다. 2008-2009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도 1라운드 4순위라는 높은 순번에서 선발됐다. 세터가 필요했던 LIG손해보험이 곧바로 황동일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만큼 출발은 좋았다. 주전 자리도 잡았다. 하지만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장신이라는 이점은 있었지만 토스웍이 불안했다.
주전과 백업 사이에서 줄타기를 거듭하던 황동일은 2011-2012 시즌 당시 또 한 번 트레이드를 겪었다. 한선수의 군 입대를 생각해야 했던 대한항공이 그 빈자리를 메워줄 적임자로 황동일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런 시나리오가 벌어진 올 시즌 초반에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또 한 번 벤치로 밀렸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당시 “연습과 실전에서의 차이가 너무 난다”라며 긴장감을 부진 원인으로 손꼽았다.
그런 황동일은 자신의 프로 경력에서 세 번째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케이스지만 그만큼 많은 팀들이 황동일의 가능성에 대해 눈여겨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번에도 기대는 크다. 황동일을 조련할 인물은 프로배구 최고의 승부사인 신치용 감독이다. 강한 훈련과 정신력, 팀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는 신 감독의 선수 조련 능력은 리그 최고다. 황동일의 각성에도 기대가 걸리는 이유다.
삼성화재는 주전 세터 유광우의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프로 데뷔 초기 수술을 받은 곳인데 완치는 어렵다.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며 버티고 있을 뿐이다. 황동일이 신 감독의 낙점을 받아 코트에 투입될 정도가 된다면 유광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큰 효과가 기대된다. 더불어 레오, 이선규,  박철우, 황동일로 이어지는 높이 구축도 가능하다. 신 감독이 ‘미완의 대기’로 남아 있었던 황동일까지 조련할 수 있을까. 당장은 아니지만 다음 시즌 정도에는 그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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