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개콘)에도 스핀오프가 탄생했다. 그 과정이 기막히다.
'스핀오프'는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에 근거해 새로 만들어내는 라디오나 TV드라마, 영화 등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스핀오프 개념이 국내 예능에서도 탄생한 것.
19일 방송된 '개콘'에서 새롭게 선보인 '고조쇼'가 그것이다. 박성호, 정범균 등이 출연하는 이 코너를 본 시청자들은 새 코너이긴 한데 어디서 분명 본 듯한 기억을 갖고 있았을 것이다. 그것은 당연했다. 박성호가 연기하는 고조 할아버지는 지난 해 11월 첫 방송된 '남자뉴스'의 캐릭터였던 것.

연기력 넘치는 박성호에 의해 탄생한 고조 할아버지는 단숨에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지만, 개그맨 이원구가 갑작스럽게 음주 교통사고에 휘말리면서 코너는 급작스럽게 폐지되는 비운을 맛봤다. 당연히 고조 할아버지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고조 할아버지가 심기일전해 두 달여 만에 돌아온 것이다. 무려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새 코너를 통해서다.
스핀오프 코너 '고조쇼' 속 고조 할아버지는 예전보다 힘을 넘치고 맛깔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무장했다. 인생은 80부터라고 외치는 고조 할아버지가 자신있게 내뱉는 "제끼라우"는 유행어 탄생 조짐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고조"라는 말 역시 친근하면서도 한 번쯤 따라하고 싶게 만든다. 할아버지가 영어로 '고조'라 쓰인 모자를 머리에 쓰고 랩을 할 때는 웃음 폭탄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응답하라 1894'에 캐스팅됐다. 그 때 운동을 했는데 동학농민운동이다"라는 등의 멘트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간 갸루상, 앵그리 성호 등의 캐릭터로 '개콘' 내 연기력의 제왕이라 불릴 만 했던 박성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스핀오프 격 캐릭터 활용 아이디어도 눈여겨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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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