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화려한 쇼타임’ 뒤에 피나는 노력 있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20 13: 15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이를 노력으로 갈고 닦는 것은 선수 본인의 몫이다. SK의 스타가드 김선형(25)은 두 가지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선수다.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 대 KCC는 한마디로 ‘김선형 쇼’였다. 경기 초반에는 김민구와 애런 헤인즈에게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2쿼터 중반에 터진 김선형의 덩크슛 한 방은 확실하게 주의를 환기시켰다. 김선형은 4쿼터 2분 10초를 남기고 강병현 앞에서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슛을 터트렸다.
심상치 않게 돌진하던 김선형을 보면서 ‘설마?’ 하던 관중들은 ‘경악’했다. KBL에서 선수를 앞에 두고 하는 덩크슛은 외국선수들이나 이승준의 전유물이었다. 190cm가 되지 않는 한국선수의 클러치 덩크슛은 엄청난 짜릿함을 선사했다. 더구나 앞을 가로 막았던 강병현 역시 점프력 좋기로 소문난 선수였다. 

김선형은 “처음부터 마음먹고 점프했다. 덩크슛을 하면 원래 소리를 안 지르는데 오늘은 나도 모르게 했다. 사람 앞에서 덩크슛을 처음 해봤더니 전율이 느껴졌다”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김선형은 최근 슈팅슬럼프 때문에 고민이 많은 상태였다. 언론에서 ‘김선형의 아킬레스건은 슈팅’이란 문구를 보고 자극받고 연습을 했다고. 결국 이러한 노력은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김선형은 4쿼터 종료 4.7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작렬시켰다.  김선형은 “내가 3점슛을 많이 넣는 사람이 아니라 동점 3점슛을 넣었을 때 덩크슛보다 쾌감이 더 컸다”면서 웃었다.
 
고비 때마다 상대수비를 농락한 플로터(Floater)도 노력의 산물이었다. 일명 ‘풋내기 슛’이라 불리는 이 슛은 단신선수가 장신선수의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공을 일부러 높게 올려놓는 슈팅기술이다. KBL에서 이현민이나 전태풍 정도만 제대로 구사할 줄 안다. 연장전에서 김선형은 플로터로 기선을 제압했다. 경기 후 허재 감독은 “저게 실력인지 운인지...어떻게 그런 슛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김선형은 “2년 전부터 연습을 많이 했다. 프로에서 외국선수를 상대로 살아남으려면 장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 때는 풀 스피드로 쳐서 쏴야 해서 연습과 다르더라. ‘난 안되나?’ 생각했었다. 이제는 감을 많이 익혀서 실전감각을 찾은 것 같다”며 비밀을 털어놨다.
문경은 감독도 김선형의 플로터에 “그런 것도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슛을 당하는 것보다 낫다. 권장하는 편이다. 김선형이 2년 전부터 미국 전지훈련을 가서 꾸준히 연습했다”며 대견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선수는 단순히 돈을 받고 운동하는 직업선수가 아니다. 매 경기 20점 이상씩 넣는 것이 다가 아니다. 프로라면 관중들의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단한 개인기 연마는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김선형은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최고의 프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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