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괌 1차 캠프에 참가 중인 고졸 신인 안규현은 하루 하루 설렘의 연속이다. 어릴 적부터 우상으로 여겼던 임창용과 함께 땀을 쏟아내기 때문. 지난해 12월 시카고 컵스로부터 논텐더 통보를 받은 임창용은 삼성의 괌 1차 캠프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안규현에게 임창용은 하늘과도 같은 존재. 그는 "중학교 때부터 롤모델이었던 선배님을 직접 만나게 돼 정말 설렌다. 가족들도 기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규현은 임창용에게 꾸벅 인사만 할 뿐 다가가지 못했다. "함께 훈련하지만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도 그러지 못했다. 항상 우러러 봤던 대선배님이라 조심스럽다"는 게 그 이유다.
안규현은 고교 사이드암 투수 랭킹 1위. 그는 뛰어난 체격 조건(183cm 75kg)을 바탕으로 최고 144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싱커를 구사한다. 2012년 18차례 마운드에 올라 5승(평균자책점 1.10)을 거뒀고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8승 1패(평균자책점 1.20) 호투를 선보였다. 안규현은 덕수고의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우승에도 큰 공을 세웠고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기량을 검증받았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큰 키에도 유연성이 뛰어나 안정된 투구 밸런스가 강점이다. 고교 투수답지 않게 싱커를 잘 던진다. 힘만 붙으면 충분히 가능한 투수"라고 호평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는 이수민(삼성 지명)과 안규현 뿐이다. 그만큼 기량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탄탄한 기본기는 안규현의 강점. 이 관계자는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아주 성실하고 멘탈이 참 좋다. 1,2년간 경험을 쌓으면 1군 무대에서도 통할 재목"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신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전훈 명단에 포함된 그는 "삼성 마운드가 왜 강한지 훈련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사이드암 선배님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사이드암 출신 코치님들이 계셔서 내게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안규현이 바라보는 삼성 마운드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라고 대답했다.
"파워풀한 사이드암 투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낸 안규현은 "변화구 컨트롤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 아무래도 많이 던져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현의 올 시즌 목표는 1군 진입. "큰 욕심 한 번 부려 본다면 데뷔 첫해 1군 무대를 밟고 싶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와서 마음 편히 야구에만 몰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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