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이 의리남의 면모를 과시했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욱)에서 박성웅은 카메오로 ‘히든 카드’ 역할을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군단 사이에서 그는 단 한 신의 출연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
박성웅이 연기하는 인물은 대본 상에 이름도 없이 ‘이발소 깍두기’만으로 명시된 작은 배역으로, 극 중 태일(황정민 분)의 형으로 곽도원이 연기한 영일의 이발소 손님이다. 면도를 해 주는 김혜은에게 추근대다가 태일과 영일 형제와 육탄전을 하게 된다. 일명 깍두기 머리로 일컬어지는 헤어 스타일과 황정민에 버금가는 위협적인 스타일, 게다가 '신세계'를 절묘하게 패러디한 애드리브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작은 배역이지만 존재감만은 확실한 박성웅의 출연은 대본 완성 직후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이 완료되기도 전, 사석에서 일찌감치 결정됐다고.
'신세계'의 조감독인 한동욱 감독이 연출 데뷔를 한다는 소식에 대본도 안 봐도 되고, 돈도 필요 없으니 날짜만 알려주면 미리 빼 놓겠다고 대답한 것이다. 감독과 제작자, 배우까지 강한 신뢰로 뭉친 '남자가 사랑할 때의 의리가 돋보이는 일화다.
하지만 캐스팅 제안에 돈도 대본도 필요 없다던 박성웅이 “무조건 할게. 그런데 딱 하나만 물어보자” 라며 물어본 것이 있었다고. 그 질문은 “내가 정민이 형 때리는 거야? 맞는 거야?”라는 것이었다.
때리는 것이라는 대답을 듣고 이번에는 “정민이 형을 때릴 수 있는 거구나”라며 더욱 흔쾌히 출연에 응하며 그 장면에 '신세계'를 독특하게 패러디한 아이디어까지 내 오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 왔다는 후문이다.
'신세계'당시 황정민이 분한 정청에게 밀렸던 인물 이중구의 아픈 상처와 한을 '남자가 사랑할 때'의 우정출연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육탄전과 스스로 준비한 빛나는 애드리브로 해소한 그는 실제 황정민과 형, 동생으로 부르며 절친한 사이로 지낸다. 황정민과 박성웅, 그리고 막강 팀워크의 ‘신세계’ 팀답게 이발소 장면은 때리는 사람, 맞는 사람, 찍는 사람이나 모두 폭소가 오고 가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 여자를 통해 돌아보게 된, 가족과 삶에 대한 한 남자의 진정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남자가 사랑할 때'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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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사랑할 때'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