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최고의 목표다. 최선을 다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
이채원(33)은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간판이다. 2013 동계체전까지 17차례의 대회에서 이채원은 금메달을 51개나 따냈다. 또한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채원이라는 이름을 빼고는 한국 크로스컨트리를 거론할 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채원은 154cm밖에 되지 않은 왜소한 체구를 지녔다. 다른 경쟁자에 비해 확실히 차이가 나는 체구다. 장거리를 소화해야 하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상을 유지하는 비결은 노력이었다.

"다른 비결이 딱히 없다"고 밝힌 이채원은 "남들이 쉴 때 조금 더 운동을 하고 있다. 조금 더 노력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다른 선수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탓에 처음에는 기가 많이 죽고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고, 자신감이 붙어서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의 간판이지만 동계올림픽에서는 다르다. 이채원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를 시작으로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를 거쳐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출전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 세 차례의 대회서 이채원이 거둔 성적은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이채원은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됐다. 지난 19일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이채원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던 것보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목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더욱 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채원을 받쳐주는 것은 가족이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결혼한 이채원은 2012년 딸을 출산했다. 이채원은 "남편이 많이 도와줘서 이 자리에 내가 온 것 같다"며 "후원과 관련해서 남편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마사지 등으로 회복에도 힘이 되준다"고 밝혔다.
동기부여도 된다. 이채원은 "한참 아기 옆에 있어줘야 할 때이지만 못 해주고 있다. 아이가 나중에 크면 엄마를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 최고의 엄마가 돼 딸한테 부끄럽지 않고 싶다"면서 "선수로서는 1위가 최고이지만, 내게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최고의 목표다. 최선을 다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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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