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속 하지원의 눈물연기가 물이 올랐다. 생애 처음으로 출산 연기를 선보인 하지원은 애끓는 모성애 연기로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 23회에는 홀로 아들을 출산한 기승냥(하지원 분)이 아이와 생이별하며 오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명종황제의 혈서를 찾고 있던 승냥이는 막생(송경철 분)의 도주를 돕다 당기세(김정현 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승냥이는 타환(지창욱 분)의 도움으로 액정궁 지하에 몸을 숨겼지만, 뒤늦게 왕유(주진모 분)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 승냥이는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을지 두려워했지만, 독만(이원종 분)과 노상궁(이응경 분)은 그런 승냥이를 살뜰하게 보살피고 응원하며 가족처럼 든든한 존재가 됐다.

여기에 독만과 박씨(한혜린 분)는 승냥이가 궁에서 나갈 수 있는 기회까지 적극적으로 만들어주며 승냥이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했다. 박씨가 해산을 이유로 타나실리(백진희 분)에게 출궁을 허락받으면, 그때 승냥이를 함께 밖으로 데려갈 계획을 세운 것. 그러나 타나실리가 박씨를 암살하라는 잔혹한 명령을 내림으로써, 승냥이가 꿈꾸던 핑크빛 미래는 산산조각 났다.
승냥이는 노상궁 덕분에 살아남아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자신의 배를 감싼 승냥이는 아이를 꼭 지켜주겠다고 다짐하며 강한 모성애를 보였다. 결국 홀로 고통 가득한 출산을 이겨낸 승냥이는 “아가 아버지가 오셔서 이름 지어주실 때까지 별이라고 부를게. 무사히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며 절절한 모정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러나 어미가 됐다는 행복도 잠시뿐. 염병수(정웅인 분)에게 활을 맞은 승냥이는 벼랑 아래로 떨어졌고, 이때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놓치며 두 사람은 생이별하게 됐다. 운 좋게 목숨을 구한 승냥이는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보다 아들의 행방을 걱정, “내 아기 살아있다”라고 울부짖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하지원은 산고를 겪는 임산부의 표정과 가슴 뭉클한 모성애를 섬세하게 담아내며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특히 아들의 생사도 모른 채 이별하게 되자, 하지원은 실성한 사람처럼 공허한 눈빛으로 거리를 누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복수를 다짐하며 백진희를 노려볼 때는 살기 가득한 반전 모습을 선보여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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