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라운드 조성, 스탠드, 전광판 등을 끝마쳤고 내부 마감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가 늦어졌지만 2월 중순이면 완공된다. 작년 12월부터는 주말마다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도 엿보이지만 ‘친환경 최첨단’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KIA의 모기업인 기아자동차는 신구장 건립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2009년 우승의 선물이었던 전용훈련장도 250억 원을 들여 작년 9월 완공했고 육성의 보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물경 550억 원을 들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공은 야구단으로 넘어갔다. 굴지의 인프라 구축은 이에 걸맞는 콘텐츠를 채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1년 해태를 인수한 KIA는 명문이 아니었다. 우승도 1회에 그쳤고 장기적 비전도 보이지 않았다. KIA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 이제는 진정한 명문구단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고 볼 수 있다.

전신 해태는 모기업의 지원이 약해 보상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순수하게 선수들의 강인한 근성과 팀워크를 통해 9번의 우승을 했다. 프런트도 일당백의 정신으로 뭉쳤다.그들은 리그 최강은 아니더라도 가을의 최강이었다. 강자와 부자구단에게 질 수 없다는 근성이었다. 아울러 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빚어낸 타이거즈 1.0 시대였다.
KIA 창단 이후에는 우승에 대한 조급함에 섣부른 투자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두 번의 꼴찌를 당했다. 2009년 우승의 한을 풀었지만 우승 이후 4년 동안 4강은 단 한번 뿐이었다. 창단 연착륙과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인 2.0 시대였다. 이제는 진정한 명문으로 가는 타이거즈 3.0 시대를 주문 받고 있는 셈이다.
명문이 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우선 치밀한 스카우트와 견실한 육성시스템을 구축해 꾸준한 성적을 거둬야 팬들이 찾는다. 첨단 구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도 경영실적도 올리는 선진적 마케팅 기법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적 기업답게 적극적인 사회 공헌 활동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선수단도 색깔을 찾아야 한다. 존중과 배려, 예의와 신사의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오로지 땀으로 말하고 단단한 결속으로 뭉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성적에 걸맞는 적절한 보상은 당연하고 선수들이 동경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팬들이 사랑하고 구성원이 자부심을 갖는 구단이야말로 진정한 명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KIA는 야구단의 미래를 담을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 설계하고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내심도 필요하다. 당장 명문이 되기는 어렵다. 10년 이상의 장기적 비전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이 절대적이다. 10년 후 과연 KIA는 명문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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