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기황후’, 지루할 틈 없다..'쫄깃한' 폭풍 전개의 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1.21 09: 35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비슷비슷하고 평이한 전개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사극 장르임에도 불구, 매회 예상하지 못한 '쫄깃한' 전개가 돋보이는 탄탄한 스토리가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평.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기황후'23회는 전국기준 20.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4일 방송된 22회분이 기록한 자체최고시청률(20.3%)을 경신한 수치일 뿐 아니라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성적이다.
'기황후'는 고려 말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사극이다. 방송 초 역사 왜곡 논란에 빠지며 불안한 출발을 하는가 싶더니 장영철-정경순 작가 콤비의 탄탄한 대본과 주연·조연 가릴 것 없이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이 호평을 끌어내며 동시간대 적수없는 시청률 1위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이 드라마에서는 폭풍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3회에서는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분)은 연인 왕유(주진모 분)의 아이를 출산했다 빼앗겼고 마침 거짓 임신을 하고 있던 황후 타나실리(백진희 분)는 그의 아이를 가로챘다. 그 사이 왕유의 측근들은 상당수가 죽음을 맞이했다.
주인공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갈수록 박진감이 넘친다고 보는 편이 있는가 하면 황후가 될 주인공이 먼저 아이를 출산한다는 것이 지나친 파격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확실히 '기황후'가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몰고 가는 문제작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기황후'의 시청률이다. '기황후'는 첫 회에서 11.1%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중간중간 하락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매 회 시청률이 상승하는 힘을 보여줬다.
이 같은 인기는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이 컸다. 20회까지 '기황후'를 끌어왔던 것은 황제 타환(지창욱 분)-기승냥-왕유의 삼각관계였다. 그리고 그 삼각관계를 둘러싸고는 연철 승상(전국환 분)과 황태후(김서형 분) 사이의 권력다툼이 그려졌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정치극과 사극, 남자로 살아온 여주인공의 뛰어난 무술에서 엿볼 수 있는 액션극이 더해져 복합적인 이야기가 완성됐고, 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매료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몰아치는 폭풍 전개도 한 몫했다. 극 중 기승냥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아이를 낳고, 또 빼앗기는 과정은 단 2회만에 그려졌다. 물론 매회 그러했던 것은 아니지만, '기황후'는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칠 때는 몰아칠 줄 아는 과감한 전개가 돋보이는 드라마다.
배우들의 열연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하지원은 첫 회부터 액션과 감정연기에 두루 능한 재능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상대 남자 배우들을 매력적인 남자로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특유의 '케미스트리' 생성(?) 능력을 드러냈다. 주진모와 지창욱은 서로 대비되는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백진희, 전국환, 김서형, 정웅인, 김정현 등의 연기자들은 각각 자신의 배역에 어울리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이야기를 제대로 살려냈다.
때문에 '기황후'의 인기는 당분간 떨어지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쫄깃한' 사극이 또 어떤 놀라운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길 지 기대감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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