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로열라이프만 있을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재벌가 며느리' 이은의 일상은 아이로 시작해 아이로 끝나는 보통의 엄마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오 마이 베이비'와 마찬가지로 육아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은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 - 아빠 어디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윤민수-윤후(아빠 어디가), 추성훈-추사랑(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발굴해내며 인기 가도에 올랐다.
이들을 지지하는 시청층은 주로 2030 여성으로 꼽힌다. 아직 육아라는 중노동(?)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여성 시청자들이 '아름답게' 뛰어노는 모습에 매료된다는 분석. 짜여진 티는 '덜' 내면서도, 현실의 팍팍함과는 거리를 둔 장면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이은의 가족들은 매우 매력적이다. 70만평 대지 위에 건립된 리조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재벌가 며느리' 이은은 감탄을 자아내는 자연환경 속에서 세 딸과 어우러져 살고 있다. 드라마 '야왕'의 배경으로 사용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 숨만 쉬어도 그림이 되는 집은 타깃 시청층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이은은 방송을 앞두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를 내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샤크라 이후 연예 활동이 없었던 이은은 결혼과 함께 긴 공백을 가졌다. 그의 반가운 모습과 함께 드라마에서나 보던 재벌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기대를 높여놨다.
화면에 담긴 이은의 일상은 기대에 부응하기도, 반전을 낳기도 했다. 아이들 울음소리에 눈을 뜨고, 아토피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보통의 엄마와 다르지 않다. 일어나자마자 아토피가 있는 세 아이를 위해 밥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이나, 전투를 치르듯 밥을 먹이는 상황이 숨쉴 틈 없이 바쁘게 그려졌다.
쉽게 접하기 힘든 승마를 취미로 갖고 있는 큰 딸이나 넓은 정원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낯설었지만, 부러움을 낳았다.
현재 '오 마이 베이비'에는 이은 외에 아이돌그룹 엠블랙 미르, 배우 고은아, 배우 임현식이 출연 중이다. 방송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아이돌, 배우의 사생활을 다룬다는 점이 '오 마이 베이비'의 특징. 특히 미르는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톡톡 튀는 예능감을 발산했던 터. 지난해 여름 출연했던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맘마미아'에서 쿨한 성격의 어머니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보통의 모자 관계를 넘어선 아웅다웅 대화법으로 인기를 모았다.
시간이 흘러 캐릭터가 굳어지면 미르, 임현식 네 가족들도 로열라이프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 간 끈끈한 유대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재미는 기존의 육아예능과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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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