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이 영화는 어떻게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답은 망각에 대한 '응답하라 2014'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잊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잊혀져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의 일깨움이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 주연 배우 송강호 등의 1000만 돌파 소감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한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변호인' 천만돌파 감사 무대인사가 진행됐다.

양우석 감독은 이날 자리에서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오해하고 망각이라는 거대한 모래폭풍이 자주 불고 있는 것 같다. '변호인'이 한 일은 모래 언덕에 올라서서 이 밑에 저희가 잃어버린 어떤 시대가 있고 잃어버린 어떤 인물이 있다고 여러분께 알려드린 것 같다"라며 "여러분께서 수백만 천만 관객들이 손으로 직접 모래더미를 파헤치시고 잃어버린 시대를 찾아주시고, 저희가 잃어버린 인물을 찾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송강호는 "이 영화가 좀 거칠고 좀 투박하지만 힘차게 쏘아올린 화살이라면 그 화살이 여러분한테는 아름다운 새가 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새가 되도록 한 것은 여러분들의 위대한 힘인 것 같다. 다시 한번 위대한 힘에 존경과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라고 쏘아올린 불씨를 가슴에 담아 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역 조민기는 "영화 촬영 끝나고 나 혼자 영화를 보는데 '나는 저 때 뭐 했던가'를 생각해보니까 궁금해지더라. 고 박종철 열사가 나와 동갑인데, 어떤 사람을 죽었고 어떤 사람을 살았고, '산자로서의 나는 어떤 책임을 다하고 살고 있나'에 대한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라고 전해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샀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보다 정말 감사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라도 죄송하다는 사과를 드란다"라고 덧붙여 듣는 이를 뭉클케 했다.
역대 천만 영화들 중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 '변호인'은 1981년 발생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속물 변호사가 인권 변호인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단순히 망각에 대한 외침 외에도 영화적으로도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20일까지 누적 관객수 1016만 2511명(영진위)을 기록했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