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 출연자를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능을 예능으로 보지 못하는 일부 시각이 오히려 불편함만 가중시키는 분위기다.
비난의 화살은 재벌가 며느리 이은에게 맞춰진 인상. 위화감을 낳는다는 일부의 입장은 그에 대한 호기심만 높여놨다.
이은의 출연은 처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다름 아닌 70만평 대지 위에 지어진 리조트 회장의 며느리였기 때문. 압도적인 현관부터 화려한 리조트 곳곳의 광경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는 방송을 앞두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를 내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샤크라 이후 연예 활동이 없었던 이은은 결혼과 함께 긴 공백을 가졌다. 그의 반가운 모습과 함께 드라마에서나 보던 재벌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지난 20일 방송된 '오 마이 베이비'에서 이은은 세 딸과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심각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은은 간이 전혀 되지 않은 녹두, 팥, 우엉으로 아침을 준비했다. 2시간 반에 걸친 식사를 마친 그는 정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우는 아이를 안고, 업고, 옆에 끼고 울고 웃는 그의 모습은 보통의 엄마와 다르지 않았다.
이날 이은이 보여준 모습은 식사 준비를 했고, 시부모와 잠시 인사를 나눴고, 말을 타겠다는 아이와 동행한 세 가지 행동이 전부였다. 아토피 때문에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없는 딸들을 위해 우엉차, 고구마, 바나나를 간식으로 챙기는 살뜰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은이 억지를 부렸다거나, 거짓을 말했다거나, 고성을 냈다거나 하는 자극적인 행동은 없었다. 그는 몇 년간 지켜온 일상을 공개했고, 아이와 함께 뒹굴며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꾸밈없이 안방에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그의 모성까지 매도하며 불편하다고 꼬집는 이야기들은 설득력이 없다. 더군다나 '오 마이 베이비'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진짜 사나이'도 매끄러운 화면 구성을 위해 군사 오디션을 보는 상황에서 위화감을 운운하는 비판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화면에 담긴 이은의 일상은 화려하기 보다는 반전에 가까웠다. 아이들 울음소리에 눈을 뜨고, 아토피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의 밥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이나, 전투를 치르듯 밥을 먹이는 상황이 그려졌다.
이은이 아니었다면, 비난의 화살은 임현식 또는 미르의 가족들에게 향했을 터다. 두 사람에게는 다행히 아이돌이라 위화감이 느껴지고, 풍족한 노년이라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비판이 없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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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