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광이 말하는 '외도남'의 회색빛 음악세계[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1.22 07: 42

교회오빠, '밀크남' 홍대광(29)이 달라졌다. 깨끗하고 맑은 목소리와 가창력은 여전하지만 착한 교회오빠 이미지를 벗고 쓸쓸함을 가득 머금은 '외도남(외로운 도시 남자)'으로 돌아왔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안경까지 벗고, 겨울의 정점에서 쓸쓸한 회색빛 감성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최근 OSEN과 만난 홍대광은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외모부터 많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지난해 봄, 데뷔 미니앨범을 통해 날렵해진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이번에는 성숙함과 쓸쓸함, 외로움까지 더했다. 처음으로 시도해본다는 옅은 스모키 메이크업과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는 것 같은 외로운 감성이 22일 발매되는 그의 새 EP앨범 '더 실버라이닝(The Silver Lining)'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난 2012년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4'를 통해 가수로 데뷔하게 된 홍대광은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을 사랑받았다. 이후 지난해 4월 데뷔앨범 '멀어진다'를 발매해 전 음원 차트 올킬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 앨범에서 홍대광은 6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 발돋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만큼 그의 다음 음악을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는 더 높아진 상태이기도 했다.

9개월 만에 발매되는 홍대광의 새 앨범 '더 실버라이닝'은 구름 뒤에 가려진 태양의 환한 빛을 의미하는 '밝은 희망'으로 의역되기도 한다. 태양이 구름 뒤에 숨어 빛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오디션 스타에 이어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이룬 홍대광의 향후 음악적 행보를 암시하는 것. 타이틀곡 '답이 없었어'는 더욱 성숙해진 홍대광이 과거의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나 자신과 추억을 절제된 보컬로 담담하게 노래하며 외로운 감성을 위로한다.
이번 앨범은 홍대광만의 색이 더 진해졌다. 데뷔앨범의 기대 이상의 성과에 감사하면서도 놀란 만큼 이번에는 더욱 더 그가 원하는, 그의 색이 짙게 묻어나는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만큼 음악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음악적으로나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하며 잘 지냈어요. 음악적으로는 '슈퍼스타K'와 데뷔앨범이 끝나고 난 후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방향을 찾기 위해 연습하고 준비했던 기간이었어요. 데뷔앨범을 마치고 나서 아쉬운 부분에 대한 것을 수정하고 싶었고요. 보컬이 너무 높은 쪽이 많아서 귀가 지치는 느낌이더라고요. 따뜻한 음색을 내고 싶어서 연습도 많이 했고, 저음을 섞는 연습도 했고, 마이크도 바꿔봤어요."
새 앨범을 발매하기까지의 9개월은 홍대광에게 음악적으로 성장하면서도 많은 고뇌를 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국민 오디션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슈퍼스타K4'를 통해서 얼굴을 알렸고, 일사천리로 데뷔했지만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홍대광은 그동안의 많은 고민과 걱정을 지난 9개월에 쏟아 부었다. 긴장과 부담의 연속이었던 활동기간 동안의 고뇌를 모두 털어낸 후,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기대와 설렘을 느끼게 됐다. 예전보다 힘도 많이 빠지고 경직됐던 것도 느슨해졌다. 많이 덜어내고 버린 만큼 이번 앨범에 그의(그가 원하는) 색은 더 짙게 입혔다.
"원래는 긴 공백을 두고 정규앨범으로 많이 나오는데, 정규앨범으로 컴백하려고 하다가 곡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나누게 됐어요. 이번 앨범은 조금 회색빛, 모노톤에 가까워요."
쉬는 동안, 그리고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 홍대광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의 절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거리음악에 가까운 색깔을 추구하는 홍대광과 대중이 그에게 원하는 밝은 음악은 차이가 있었다. 홍대광은 그 교차점을 찾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일단 제일 하고 싶은 음악은 거리음악에 가까워요. 아일랜드쪽, 안개 속에서 부르면 어울릴 듯한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다운 감성을 좋아해요. 그런데 팬들은 업(UP) 감성을 좋아해요. 무한 밝은 노래요(웃음). 저는 가사도 기존에 있는 걸 거부하는 성향이 있어요. 기존에 없는 나만 할 수 있는 걸 꿈꾸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것과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절충해가면서 맞춰가는 게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그 끈을 놓지 않고 적절하게 믹스해놓은 부분이 있어요."
홍대광은 새 앨범 활동을 시작하면서 전보다 더 많은 방송 프로그램 출연도 계획 중이다. 음악방송이외에도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면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표. 특히 그는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펫토리얼리스트'에 출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예능에 대한 거부감이 엄청 많지는 않았고, 해보면서 느끼는 건데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카메라를 무신경하게 대해서 혼나기도 하는데 카메라에 대한 공포증은 많이 사라졌어요.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과거엔 아무래도 교회오빠 이미지가 강해서 예능프로그램은 쉽지 않았죠(웃음). 전에는 방송 나갈 때 틀릴까봐 긴장감이 많았는데, 이제는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하나씩 생기는 것 같아요. 자연스러워지는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홍대광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슈퍼스타K4'다. 가수 정준영, 로이킴 등과 함께 생방송에 진출하며 이미 정식 데뷔전부터 많은 지지자, 팬들을 확보했던 그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만큼 출연자들은 데뷔 후 수식어처럼 따라오는 '오디션 출신'이라는 말에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다. 물론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성장했지만, 이후 데뷔나 음악활동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혹은 같은 '슈퍼스타K4' 참가자에게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있을 수밖에 없어요. 프로그램을 할 때부터 비교를 많이 당했고, 각자의 앨범을 발표한 상태에서 저마다 활동을 하니까 우리끼리는 있는 것 같아요. 말은 하지 않아도 은근히 경쟁의식도 있고, 배가 아픈 것은 아니고요.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거니까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있어서 열심히 하는 것도 있어요."
홍대광은 가수로서 '소신'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어릴 적부터 그의 진짜 꿈은 "60살이 됐을 때 시골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소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중심을 지키고 소신 있게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데뷔하는 요즘 홍대광이 갖는 차별성 역시 그만의 '방향과 음악'인 것이다.
"'많은 분들이 나의 음악을 통해서 희망을 얻지 않을까'에 대한 삶의 소신과 목표가 있어요.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 이상으로 참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삶의 목표예요. 나중에 동네의 허름한 맥주바 같은 곳에 가서 문득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이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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