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창욱의 연기력이 물이 올랐다. 드라마 ‘기황후’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그리워하며 흘리는 지창욱의 뜨거운 눈물은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제대로 저격했다.
지창욱은 현재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 원나라 황제 타환을 연기하며, 기승냥(하지원 분)을 향한 순애보 사랑을 애절하게 그리고 있다. 극 초반 얄밉지만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남자의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그 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터뜨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기황후’ 24회에는 기승냥의 부재로 실의에 빠지는 타환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타환은 승냥이가 황후 타나실리(백진희 분)의 사주로 암살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가슴을 두드리며 괴로움을 토했다. 결국 오열을 하다 혼절한 타환은 마음의 병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실어증에 빠졌다.

외로운 황제 타환에게 승냥이가 없는 세상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타환은 잠든 타나실리에게 살의를 느꼈지만,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타환은 그저 시름시름 앓으며 생기와 총기를 모두 잃었고, 연철(전국환 분)의 비웃음에 움찔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승냥이가 후궁 경선에 참여하며 궁으로 돌아오자마자, 멀리서 승냥이를 포착한 타환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물에 젖은 음성으로 승냥이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승냥이 덕에 말문을 트인 셈. 남자이란 순정은 이토록 절절하고 무서웠다.
이 같은 타환의 순애보는 지창욱의 연기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지창욱은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남자의 공허함을 절절하게 연기해 심금을 울렸다. 금세 무너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표정과 온 몸으로 느껴지는 슬픔은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훈훈한 비주얼은 물론 연기까지 잘하는 지창욱의 재발견. ‘기황후’의 인기 몰이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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