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귀환' 넥센, 올해 좌완 선발 덕 볼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1.22 06: 50

넥센 히어로즈의 2014 시즌 선발진은 좌완 풍년이 될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올해 선발 후보로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 그리고 강윤구, 금민철, 김대우, 문성현, 오재영, 장시환 등을 꼽았다. 이중 좌완은 밴 헤켄, 강윤구, 금민철, 오재영 4명이다.
넥센은 장원삼이 트레이드 이전인 2009년 이현승이 13승(10패)을 거둔 뒤로 토종 좌완이 10승 이상을 거둔 적이 없다. 지난 6일 시무식에서 이장석 대표가 "2010년 혼자 버텨준 선발"이라고 평가한 금민철이 6승을 거둔 뒤로 풀타임을 뛰어본 토종 좌완 선발은 강윤구가 전부였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다. 금민철이 공익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지난해 중반부터 공식적으로 선발로 나선 오재영이 풀타임 선발에 도전한다. 강윤구 역시 지난해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전환했으나 올해 선발로 다시 나선다. 밴 헤켄까지 합치면 나이트를 제외한 선발 로테이션을 좌투수로 채울 수도 있다.
금민철은 2009년 두산 시절 선발로 탈바꿈한 뒤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2010년 팀에 선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세자릿수 이닝(120⅔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다만 공익 근무를 시작하기 전 받은 팔꿈치 수술로 인해 실전 감각이 줄어들어 있을 것이라는 게 우려사항이다.
오재영은 2012년 8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1년간 재활을 끝냄과 동시에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선발 변신을 꾀했다. 오재영은 지난해 후반기에만 4승을 거두며 흔들거리던 넥센 선발 마운드를 구원했다. 정식 풀타임 선발로 뛴 것은 2005년이 마지막이지만 2004년 입단 첫해 10승(9패)을 기록한 신인왕 출신이다.
강윤구는 지난해 중반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더 큰 위력과 나아진 제구력을 선보여 팀을 놀라게 만들었으나 강윤구의 재능을 1~2이닝만 던지는 불펜으로 쓰기에는 아깝다는 것이 팀과 본인의 생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선발승 5번을 거뒀다. 강윤구 역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발 에이스에 대한 욕심을 불태우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지론은 "좌타자라고 좌투수를 내진 않는다. 강한 투수를 낸다"는 것이다. 좌투수라고 해서 무조건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1군에서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어야 올해 선발로 뽑힐 수 있다. 그래도 없던 좌완 선발 후보감이 많아졌다는 것은 겨울을 치를 장작을 넉넉히 쌓아둔 것만큼 든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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