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후반기, 외국인 체력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1.22 07: 20

올스타전에서는 모두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휴식은 잠시다. 이제 후반기로 다시 달려가야 한다. 여자부에서는 그 올스타전에서 잠시 미소를 되찾았던 외국인 선수들의 체력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자부는 최근 들어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 비중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굳이 점유율을 따지지 않아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외국인으로 향하는 빈도가 매우 높다. 박빙의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그 결과 올해도 여자부 개인 순위표는 외국인 선수들의 독차지다. 득점 부문에서 1위 조이스(KGC인삼공사)부터 6위 바샤(현대건설)까지 모조리 외국인들이다. “단지 잘하는 외국인, 조금 떨어지는 외국인만이 있을 뿐”이라는 배구계의 푸념이 떠오른다.
실제 득점 1위 조이스의 팀 내 공격 점유율은 52.6%에 이른다. 팀 공격의 절반을 조이스가 때리고 있다. 베띠(GS칼텍스)도 47.8%, 바샤도 44.4%로 공격 비중이 높다. 니콜(도로공사, 40.9%)과 바실레바(흥국생명, 39.6%)는 표면적인 점유율은 떨어지지만 중간에 대표팀 차출로 빠진 경기를 감안해야 한다. 앞선 선수들보다 못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그나마 카리나(IBK기업은행, 37.1%) 정도가 40% 아래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확률 높은 공격수를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높이와 힘도 모두 떨어지기 마련이다. 자연히 외국인 선수에 대한 체력 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1·2위 싸움은 물론 3위 싸움도 치열한 올 시즌 여자부 판도다. 매 경기가 중요한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이 먼저 지치는 쪽은 시즌 막판 순위 다툼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지치는 모습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몇몇 외국인 선수는 경기 중이나 끝난 후 가뿐 숨을 몰아쉬기 일쑤다. 이에 구단에서도 보호에 총력이다. 구단마다 차이는 있으나 일단 휴식과 회복에 중점을 둔 개인 훈련표를 짜주고 있다.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던 니콜마저도 전반기 공격 성공률(50.9%)과 후반기 성공률(48.2%)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하락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후반기에는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 6명의 기량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외국인 선수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면서 공격력의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국내 선수들의 몫이다. IBK기업은행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도 카리나 외에 김희진 박정아라는 믿을 만한 공격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보면 국내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각 팀의 큰 과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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