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좋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에이스 장원준(29)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장원준은 올 시즌 롯데 선발진에 큰 힘이 될 전망. 김시진 롯데 감독은 15승 좌완 출신 장원준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22일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에서 만난 장원준은 "감독님께서 기대를 많이 하시는데 그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2년간 병역 의무를 수행하며 두 가지 소득을 얻었다. 바깥쪽 제구력 향상과 마음의 여유가 그것. 자신이 원하는 코스대로 꽂을 수 있을 만큼 컨트롤이 향상됐다는 평가. 장원준은 2008년부터 4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대표팀 승선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다. 아시안 게임 등 대표팀 선발에 대한 부담 탓에 조급한 마음도 많이 들었지만 대한민국 사나이로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으니 마음이 편하다".

지난 15일부터 사이판 1차 캠프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 장원준은 "복귀 직후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면서 "3년 만에 1군 무대에 복귀한 만큼 현재 구위를 더욱 완벽하게 가다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장원준은 1985년생 우리 나이로 서른. 흔히 말하는 '야구 한창 잘 할 시기'다. 이에 "30대라... 가슴 아픈 이야기다. 30대가 되자마자 이곳에서는 막내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 만큼은 어느때보다 강했다.
이른바 장원준과 '영혼의 배터리'를 이뤘던 강민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잭팟을 터트렸다. 그러나 장원준은 "(강)민호가 내게 밥을 사라고 하더라. 그리고 포수로 앉아 있으니 '네게 잘 보여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고 껄껄 웃었다. 넉살 좋기로 소문난 강민호다운 모습. 장원준 또한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다. "의식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최대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최준석와 루이스 히메네스의 가세 속에 거인 군단의 화력은 더욱 강해졌다. 투수 입장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장원준은 "마운드에서 1~2점을 주더라도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있으니 금방 따라갈 수 있는 저력이 생긴 만큼 좀 더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원준의 올 시즌 첫 번째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데뷔 후 4차례 가을 무대를 경험했던 그는 이번 만큼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게 소망이다. "개인적으로는 2년간의 공백이 있으니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15승 좌완 출신 장원준의 가세 속에 롯데 마운드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그런 만큼 올 시즌 정상 등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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