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 정신."
스켈레톤의 무서운 신인 윤성빈(20, 한국체대)은 우직하고 무던했다. 윤성빈을 비롯한 스켈레톤 대표팀은 봅슬레이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3-2014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낭보를 전한 윤성빈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확정짓고 밝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봅슬레이나 루지와는 달리 머리부터 미끄러져내리며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 스켈레톤은 썰매 종목 중에서도 체감 속도가 가장 높은 종목이다. 스켈레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윤성빈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둑한 배짱을 자랑하며 스켈레톤을 빠르게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있었다.

이날 귀국장에서 만난 윤성빈은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소감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를 해주신 것 같아 많이 부담이 된다. 메달권은 진짜 능력 밖에 일인 것 같다"며 웃었다. 소치 목표를 15위권으로 잡았다는 윤성빈은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너무 많다. 15위권에만 들자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며 현실적인 목표를 밝혔다.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기에 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권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성빈은 "앞으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 몫인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좋아진 스타트다. 윤성빈은 스타트가 좋아진 비결에 대해 "체력훈련을 많이 했다. 지난시즌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대회에 나선 반면, 이번 시즌은 여름 동안 체력 훈련을 많이 한 것이 스타트가 좋아진 계기"라고 설명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존 몽고메리(35, 캐나다)가 롤모델이라는 윤성빈은 "스켈레톤은 경력이 많으면 많을 수록 잘 탄다. 현재 나는 그 선수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선수는 15년을 탔고 나는 겨우 2년 밖에 타지 않았다"며 "그래도 4년 뒤 평창에서는 내가 조금 더 업그레이드되어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윤성빈이 스스로 말하는 자신의 장점은 '한국인 정신'이다. 윤성빈은 "한국인 정신이라고 할까.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외국선수들보다 조금 나은 것 같다"고 자신의 강점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윤성빈에게는 스켈레톤 선수로서의 천부적인 기질이 있었다. 바로 두둑한 배짱이다. 스켈레톤을 처음 시작할 때도 두려움보다는 코스에 부딪힐 때 아픔을 느낀 것이 전부라는 윤성빈은 "나는 두려움 같은 것이 없었다. 평소 겁이 많이 없는 편이고, 어렸을 때부터 담이 두둑하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무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costball@osen.co.kr
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