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뒤집어지지 마!" 김선옥을 힘나게 한 아이의 응원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1.22 19: 56

"집에 전화하면 아이가 그래요, '엄마, 뒤집어지지 마! 뒤집어지지 말고 일등해!'"
여섯 살 아들의 응원에 '엄마 레이서' 김선옥(34, 서울연맹)은 힘이 솟는다. 신미화(20, 삼육대)와 함께 여자 봅슬레이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달성한 김선옥은 남자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마지막 2개 대회에서 마음을 졸였다. 올림픽 같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지막 2개 대회를 열심히 했다. 마음을 비웠더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미소를 보인 김선옥은 "스타트에 연연하지 않고 드라이빙에 집중했더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 여자 대표팀은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감사한 마음이다. 함께 해준 신미화에게도 고맙다"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김선옥에게 있어 올림픽은 특별한 무대다. 육상선수였던 김선옥은 단거리 대표로 1998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을만큼 실력이 좋았다. 하지만 2008년 출산한 후 운동을 접었다가 봅슬레이 대표팀으로 다시 한 번 올림픽의 꿈에 도전했고, 결실을 일궈냈다.
"육상 기반이 됐기 때문에 봅슬레이를 더 잘할 수 있었다. 스피드나 힘 이런 부분들이 접목되어야 유리한 스포츠다보니, 육상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순발력 등이 도움이 됐다"고 밝힌 김선옥은 "주력은 되지만 힘과 체중이 아직 부족하다보니까 파워면에서 약하다. 그것 외에는 외국 선수들에게 크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속을 붙게하기 위해 체중을 더 늘려야하고, 스피드와 근파워도 늘려야한다"고 설명했다.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목표는 소치행 티켓이었다.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그 목표를 어렵사리 달성한 기쁨은 뒤로 하고, 김선옥과 신미화는 다음 목표인 소치를 정조준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소치 티켓이었는데 달성했으니 20위권 안에 들어서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힌 김선옥의 뒤에는 그를 든든히 지탱해주는 가족이 있다.
특히 여섯 살 아들의 응원은 김선옥에게 큰 힘이 된다. 김선옥은 "지난 번에 (대회 중에)뒤집어졌던 영상을 아기가 봤다. 집에 전화하면 아이가 '엄마, 뒤집어지지 마, 뒤집어지지 말고 일등해' 그런다. 아프지말고 다치지말라고 주의를 주는 아이의 말에 더욱 경각심을 갖게 되고 차분하게 하나하나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선옥의 '엄마의 힘'이 소치에서도 십분 발휘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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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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