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봅슬레이 감독, "상승세 이룬 스타트 비결은 혹독한 훈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1.22 20: 14

"성적 올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다. 그리고 좋은 스타트를 하게 된 비결은 혹독한 훈련이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이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혹독한 훈련'. 경기장 하나 없는 이 땅에서 봅슬레이 전 종목 올림픽 출전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더할 나위 없이 솔직한 땀에 있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 대표팀은 전지훈련을 마치고 22일 스켈레톤 대표팀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쾌거는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2013-2014 시즌 아메리카컵 마지막 8차 대회에서 원윤종(경기연맹) 조가 56초 57로 4위를 차지했고 김동현(강원도청) 조는 57초 07로 7위에 오르고도 기존 국가순위를 안정권으로 유지하며 남자 4인승 2팀 출전을 최종 확정지었다. 한국 봅슬레이가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세대 교체 단 3년 만에 2인승 2팀과 4인승 2팀, 여자 1팀 전 종목 출전권 획득의 쾌거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쾌거에 가장 기쁜 사람 중 한 명이다. 귀국 후 만난 이 감독은 피로의 기색이 역력했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우선 선수들이 좀 쉬어야한다. 기계도 기름칠하고 쉬어줘야 잘 돌아가듯 선수들 10월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작년에 비해 올해 경기수도 늘었다. 작년에 한 12개, 올해 15개 뛰었다"고 설명한 이 감독은 "귀국 전날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들어왔다. 한국에 와서는 훈련을 많이 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최대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어제까지 훈련을 하고 왔다. 선수들 굉장히 지쳐있다"며 선수들에게 당분간 휴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인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소치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리고 있다. 이 감독은 "소치 경기장은 밴쿠버보다 난이도 낮기 때문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라고 강조하며 "외국 코치들도 '소치 승부는 좋은 장비 좋은 스타트로 결판이 난다'고 할 정도다. 난이도가 낮은 경기장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다리가 지쳐있으면 스타트하는데 무리가 온다. 평창에서는 되도록 훈련보다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소치 전까지 훈련 계획을 설명했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성적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타트의 힘에 있다. "가장 좋았을 때 스타트만 보면 월드컵 4위까지 갔다. 그랬기 때문에 큰 실수 하더라도 월드컵 15등은 했었다"고 자부심을 보인 이 감독은 외국 대표팀 지도자들도 한국의 놀라운 스타트 실력 상승에 혀를 내두른다고 전했다.
"외국 코치들이 한국팀 성과가 좋았던 이유로 스타트를 첫 번째로 꼽더라"고 이야기한 이 감독은 "드라이빙 기술은 1, 2년 만에 늘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스타트는 작년보다 100~200% 올라왔다. 그래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그 비결은 혹독한 훈련에 있다고 강조했다.
진천선수촌에 있을 때부터 봅슬레이 대표팀의 하루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새벽 훈련 2시간, 오전 훈련 2시간에 오후 훈련 3시간, 여기에 개인적으로 실시하는 야간 훈련 2시간까지 도합 9~10시간을 운동에 할애한다. 이만큼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올림픽 전 종목 출전이라는 쾌거가 가능했던 셈이다.
이 감독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4인승 1명 나갔는데 3년 6개월 만에 전 종목에 출전하게 됐다. 3개팀, 2개팀을 내보내는 팀은 상위 랭킹에 속한다. 트랙이 없는 나라에서 이렇게 선수들을 내보내게 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선수 개개인의 발전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제자들에 대한 뿌듯함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전지훈련을 겸한 국제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한 봅슬레이 대표팀은 귀국 후 알펜시아에서 체력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으로 운동과 휴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후 2월 1일 소치로 출국해 4일부터 규정에 따라 정해진 공식 연습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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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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